(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경제재정부는 21일(현지시간) 몬테파스키은행의 보유 지분 25%를 매각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매각한 주식 수는 3억1천490만주로 이날 종가 대비 4.9% 낮은 2.92유로(약 4천130원)에 처분했다. 처분 금액은 9억2천만유로(약 1조3천억원) 규모다.
경제재정부는 애초 지분 20%를 매각하려고 했으나 수요 증가로 매각 규모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이번 매각으로 몬테파스키은행에 대한 정부 지분율은 39.2%로 줄어들었다.
몬테파스키은행의 공식 명칭은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로 1472년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이다.
우니 크레디트, 인테사 산파올로, 방코 BPM, BPER 방카에 이어 이탈리아 5위 은행으로 꼽힌다.
몬테파스키은행은 2000년대 초반 공격적 인수합병(M&A)에 나서 지방은행을 사들이고 투자은행 분야에도 진출하는 등 덩치를 키워갔다. 하지만 무리한 사업확장과 파생상품 투자 실패로 한때 파산 위기에 놓였다.
결국 2017년 이탈리아 정부가 54억유로(약 7조5천782억원)의 공적 자금을 긴급 투입한 덕분에 위기를 모면했다.
당시 이탈리아 정부의 지분 인수는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 지원 아래 이뤄졌다.
EU는 이탈리아 정부가 몬테파스키은행을 재민영화하는 조건으로 국유화를 허용했다. 애초 지분 매각 기한은 2022년이었으나 마리오 드라기 전임 정부의 요청으로 2024년까지 2년 연장됐다.
이탈리아 정부는 그동안 몬테파스키은행 보유지분 매각을 추진해왔으나 부채 규모가 막대해 매각 작업은 순탄치 않았다.
수년간의 구조조정을 포함한 비용 절감과 금리 상승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정부의 이번 지분 매각은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큰 관심을 끌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탈리아 정부는 몬테파스키은행 지분 일부를 매각함으로써 시간을 벌고 EU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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