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을 공습한 지 일주일 만에 병원장 등 일부 의료진을 체포했다.
이 병원 지하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터널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발표한 후 나온 조치다.
23일(현지시간) AFP통신과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알시파 병원이 하마스의 작전 시설로 이용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 병원 무함마드 아부 살미야 원장을 포함한 의료진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살미야 원장의 관리 아래에 있는 알시파 병원이 하마스 지휘 통제 본부 역할을 했다는 증거에 따라" 그를 체포해 구금했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이 그의 관리하에 있을 때 광범위한 하마스의 테러 활동이 있었다"며 "하마스의 지하 터널망이 병원의 전기 등 자원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살미야 원장의 혐의와 관련해 몇 가지 질문을 하기 위해 그를 데려갔으며, 추가 조사 여부는 테러 관여 여부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병원장이 하마스 대원이라는 혐의점이 있느냐는 BBC의 질문에 이스라엘군은 해당 혐의는 고려하고 있으며 그를 기소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살미야 원장은 그간 알시파 병원 내부 상황에 대해 알리는 일을 담당하며, 외신에 자주 인용됐던 인물이다.
앞서 하마스측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살미야 원장과 다른 의사, 간호사 2명이 가자 북남부를 잇는 검문소에서 이스라엘군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살미야 원장과 그 동료들의 체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국제 적십자위원회와 다른 국제기구에 이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병원이 제 기능을 못 하게 되자 가자지구 북부 병원들은 국제기구의 도움을 받아 환자를 남부로 이송하고 있다.
그러나 살미야 원장 등의 체포로 안전하게 환자 대피가 가능하다는 믿음이 약해지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하마스가 병원을 작전 시설로 이용했다고 주장해온 이스라엘군은 전날 알시파 병원에서 발견했다는 하마스의 지하 터널을 추가 공개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주 발견한 터널 입구를 뚫고 들어가 추가로 찾아냈다며, 이 땅굴이 '카타르'라 불리는 병원 건물 아래 상황실(워룸), 은신처, 화장실, 부엌, 환기시설 등을 갖추고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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