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정상회담 방식 회담 이례적 …더 밀착하는 중러관계 현주소 반영 해석
(베이징·서울=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홍제성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국을 찾은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장을 정상급으로 예우하며 중·러 간 전략적 협력 강화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2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22일 오후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 의장을 베이징 인민대회당으로 초청해 양자회담을 했다.
시 주석은 양국 국기를 배경으로 볼로딘 의장과 악수한 데 이어 통상의 확대정상회담 방식으로 일렬로 마주 앉아 회담을 진행했다.
시 주석 옆에는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 펑칭화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배석했고 러시아 측에서는 볼로딘 의장을 비롯한 방중 대표단 10여명이 참석했다.
시 주석이 대통령, 총리 등 외국 정상이 아닌 인사와 이같은 방식의 회담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신냉전 구도 속에 미국 등 서방을 견제하며 더 밀착하고 있는 중러 관계 현주소를 반영한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각별한 관계를 부각하며 중러 관계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러시아는 서로의 최대 이웃국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광범위한 공동이익을 갖고 있다"며 자신이 올해 푸틴 대통령과 두 차례 대면 회담을 통해 전면적인 전략적 협력과 분야별 실무협력 강화를 위해 많은 새로운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은 양국 수교 75주년을 맞는 해라면서 "중국은 항구적인 선린우호, 전면적인 전략 협력, 호혜공영의 양자관계 발전을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그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와 유라시아경제연합(러시아가 주도하는 구소련 출신 국가들의 경제 협력체), 상하이협력기구(SCO),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주요 20개국(G20) 등 다자무대에서 협력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볼로딘 하원의장은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주도 속에 러중 관계가 역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면서 러시아가 '하나의 중국' 정책을 확고히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국은 시 주석과 회담에 앞서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양자 회담을 마련하는 등 볼로딘 의장을 극진히 예우하고 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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