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압승' 네덜란드 극우 자유당, 연정 논의 시작부터 암초

입력 2023-11-25 02:09  

'총선 압승' 네덜란드 극우 자유당, 연정 논의 시작부터 암초
현 집권 여당 "새 연정 참여 안할 것"…연정 합의 수개월 걸릴 듯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네덜란드 총선에서 1위로 돌풍을 일으킨 극우 자유당(PVV)이 새 연립정부 구성 논의에 착수하자마자 거대 암초를 만났다.
연정 동참이 유력시되던 현 집권 여당인 중도우파 성향의 자유민주당(VVD)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연정 구성 합의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자유민주당의 딜란 예실괴즈-제게리우스(46) 대표는 2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차기 연정에 직접 참여할 가능성을 배제했다고 폴리티코,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예실괴즈-제게리우스 대표는 다만 "우리는 중도우파 내각 구성이 가능하게 할 것이고, (직접 참여가 아닌) 외부 지원의 형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헤이르트 빌더르스(60) 자유당 대표는 "매우 실망스럽다"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유감을 표명했다.
지난 22일 치러진 총선에서 자유당은 150석 가운데 37석을 확보하며 처음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선 다른 정당과 연정을 꾸려 하원의 과반인 76석을 채워야 한다.
2위(25석)를 한 중도좌파 성향의 녹색당·노동당 연합(GL-PvdA)은 자유당 주도 연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일찌감치 선을 그었기 때문에 3위(24석) 자유민주당의 동참이 절실했다.
그러나 자유민주당이 연정 참여를 사실상 거부함에 따라 자유당으로선 셈법이 더 복잡해지게 됐다.
현재로선 4위로 20석을 차지한 신사회계약당(NSC)을 반드시 연정에 참여시켜야 하는 형국이 됐다. 여기에 하원에 입성한 군소 정당 일부도 끌어와야 한다.
신사회계약당은 자유당이 유럽연합(EU) 탈퇴, 반(反)이슬람 수사 등을 포기하기 전에는 연정 참여 협력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네덜란드판 트럼프'로 불리는 빌더르스 대표는 연정 파트너를 구하기 위해 더욱 '온화한' 정책 기조를 취하겠다고 했지만, 연정 구성이 가시화하려면 수개월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직전 총선인 2021년 총선 당시에도 연정 구성이 합의되기까지 역대 최다인 299일이 걸린 바 있다.
빌더르스 대표가 만약 연정 파트너를 구하는 데 실패할 경우 다른 정당이 자유당을 배제한 채 중도 성향 연정 구성을 시도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재선거 가능성도 있다고 일부 외신은 짚었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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