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자체 생산은 안 해" 거듭 선 그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기술 도약을 이룬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이번에는 국영 자동차회사인 창안자동차와 합작 벤처 설립을 발표했다.
제재에 따른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사업다각화 노력의 일환으로 자동차 산업에 더욱 깊게 발을 담근다는 해석이 나온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 26일 밤 성명을 통해 창안자동차와 새로운 합작 벤처 설립에 대한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화웨이는 "스마트 자동차 시스템 사업을 합작 벤처로 이전하고 스마트 자동차 설루션의 핵심 기술과 자원을 새로운 회사에 통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SCMP는 "창안자동차가 합작 벤처 지분을 40%까지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화웨이가 스마트 자동차 시스템과 부품 연구개발(R&D), 생산, 판매를 아우르는 새 회사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화웨이는 그간 자체 자동차 생산은 하지 않을 것이며 자동차회사의 파트너일 뿐이라고 누차 밝혀왔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화웨이가 스마트 자동차 사업 구축을 향해 단단한 발걸음을 내딛는 것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화웨이는 계속해서 '윈-윈'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고자 창안자동차와의 합작 벤처 지분을 자동차 업계 다른 전략 파트너들에게 매각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화웨이의 순회 회장인 쉬즈진 부회장은 화웨이가 자체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을 것이며 자동차회사들이 더 나은 자동차를 생산하도록 지원하고 싶을 뿐이라고 재차 언급했다.
창안자동차는 26일 선전증시 공시에서 화웨이-창안 벤처가 인텔리전트 자동차 설루션, 스마트 조종석, 디지털 플랫폼, 클라우드 서비스,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을 아우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화웨이는 관련 기술과 직원을 해당 합작회사로 옮긴 이후에는 더 이상 해당 분야에서 경쟁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27일 창안자동차 주가는 일일 최대 상승 폭인 10% 급등했다.
화웨이는 이미 2021년 중국 전기자동차업체 싸이리스(Seres)와 손잡고 고급 SUV 전기차 모델 '아이토'(AITo)를 생산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 아이토는 화웨이의 전기차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화웨이는 자동차회사의 파트너일 뿐 직접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싸이리스는 성명에서 화웨이의 새로운 벤처를 환영한다면서 화웨이로부터 해당 벤처에 대한 투자 제안을 받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GF증권은 "화웨이-창안 합작 벤처는 화웨이가 경쟁 자동차 제조사가 될 것이라는 기존 업체들의 우려를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이 벤처가 자동차 업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제품 경쟁력과 다른 주요 업체들이 합작 벤처에 합류할 것인지 등에 달려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SCMP는 "화웨이는 한때 수익성이 좋았던 스마트폰 부문이 미국의 제재로 위축된 이후 사업다각화 노력을 펼쳐왔으며 이번 새로운 자동차 사업에 큰 희망을 걸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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