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태평양 군비 경쟁,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치열"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가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동맹을 통해 핵 추진 잠수함을 도입하기로 한 가운데 호주 방위 산업부 장관이 핵 추진 잠수함은 군비 경쟁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팻 콘로이 방산 장관은 28일(현지시간)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내셔널 프레스 클럽 연설에서 "인도 태평양 지역의 군비 경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치열한 상황"이라며 "호주가 군비 경쟁을 부추긴다는 주장은 맞지 않으며 우리는 이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콘로이 장관은 "우리는 분쟁이 시작되기 전에, 분쟁이 우리 해안에 도달하기 전에 이를 억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핵 추진 잠수함은 필수적이며 호주가 국방 분야에 과소 투자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호주는 오커스 동맹을 통해 2천450억 달러(약 317조5천억원)를 투입, 2060년까지 핵 추진 잠수함 최대 5척을 미국으로부터 사 오고 8척을 직접 건조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중국을 자극해 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콘로이 장관은 호주가 지구상에서 세 번째로 넓은 배타적경제수역(EEZ)을 보유하고 있어 이 지역들을 순찰하려면 수천㎞를 이동해야 해 디젤 잠수함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평시에는 핵 추진 잠수함이 정보 수집 활동을 하고, 전쟁 중에는 목표물 타격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국방력 강화 프로그램 우선순위는 호주 대륙 북쪽 접근로와 해상 무역로를 보호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다윈 앞바다에 피켓을 세워 호주를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적을 저지하고 호주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잠재적 상대의 자산을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콘로이 장관은 호주가 최근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과 처음으로 합동 순찰을 실시하는 등 올해 동남아시아의 다른 국가들과 군사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핵 추진 잠수함 프로그램에 너무 많은 돈이 쓰이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는 "수천억 달러에 이르는 큰돈이지만 이는 30년 이상 나눠 들어가는 비용"이라며 "노인 돌봄이나 교육, 장애인 복지 등 호주인의 복지를 위해 수조 달러를 지출하는 것이 중요하듯 핵 추진 잠수함에 지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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