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생각보다 훨씬 더 잘되고 있다"
다이먼 JP모건 CEO는 "경기 침체에 대비해야"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미안합니다, 여러분. 하지만 군더더기 없는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은 실제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30일(이하 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게재된 칼럼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경기 침체(리세션)나 실업률의 급증 없이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 침체를 촉발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내려오는 것은 월가에서는 '꿈의 시나리오'로 통한다.
크루그먼 교수는 "시장 내 우울한 심리에도 경제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잘 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최근 인플레이션이 하향 추세로 향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지목했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연율 3.2% 상승했는데, 지난해 여름 9.1%를 찍었던 것에서 많이 내려왔다.
이런 가운데서도 지난달 실업률은 역사적 저점에 가까운 3.9%를 기록하는 등 고용시장은 회복력을 보인다.
지난 3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도 5.2% 깜짝 성장했다.
지난달 시간당 평균 급료는 4.1% 올라 임금 상승률이 인플레이션 상승률을 넘어서는 모습도 보였다.
투자자들은 연착륙에 대한 희망을 키우면서 내년이 주식시장 수익률에 긍정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물가가 진정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중반 긴축 정책을 완화할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하는 증시에는 호재로 통한다.
월가 대형 투자은행 가운데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RBC캐피탈마켓, 도이체방크 등이 내년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크루그먼 교수는 "경제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인 시각이 주된 수수께끼이지만, 이를 인정하는 것이 경제가 매우 양호하다는 증거를 덜 중요하게 다룰 이유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낙관론자들이 1년 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정부 출범 후 미 경제가 덜 활발해 보인다는 주장도 있지만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시적으로 물가가 상승하고 저임금 노동자들이 일터로 복귀해 임금 상승률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등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후 경제지표가 왜곡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월가에는 경제가 침체의 벼랑 끝에 놓여있고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인플레이션은 더 오를 수 있고 침체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다이먼 CEO는 29일 NYT 세미나 딜북 서밋에 참석해 "세상에는 위험하고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것들이 많다. 준비하라"면서 "금리가 올라갈 수 있고 경기 침체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각국 정부가 친환경 경제에 재정을 투입하고 재무장에 나서며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플레이션 유발 요인으로 꼽았다.
앞서서는 연준이 금리 인상 행진을 계속해 기준금리가 7%까지 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anfou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