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건물 철거에 16억원 가치 뱅크시 벽화 사라진다

입력 2023-11-30 16:08  

영국 건물 철거에 16억원 가치 뱅크시 벽화 사라진다
2019년 덧칠된 후 복원 시도…도시재생사업으로 철거 예정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얼굴 없는 화가'로 잘 알려진 그라피티 작가 뱅크시가 영국 도버에 남긴 벽화가 도시재생사업으로 사라지게 됐다.
29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약 100만 파운드(약 16억원)의 가치로 추정되는 이 벽화는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기로 결정한 이후인 2017년 영국과 유럽 대륙을 잇는 주요 통로인 도버 여객항 근처에 그려졌다.
벽화는 사다리를 탄 한 일꾼이 EU 깃발 안에 그려진 노란색 별 하나를 망치로 깨서 없애는 모습을 통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상황을 풍자한다.
신원을 숨긴 채 익명으로 활동하는 영국 작가인 뱅크시는 벽화가 그려진 뒤 대리인을 통해 그림이 자신의 작품이 맞는다고 밝혔다.
이후 이 벽화는 마을의 주요 관광 명소 중 하나로 사랑받았으나 2019년 건물 외벽에 도료가 덧칠돼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도시 당국은 지워진 그림을 복원하고자 시도해왔으나 성공하지 못했고, 최근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재생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건물이 철거돼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도버 시 의회 대변인은 CNN에 보낸 성명에서 "철거를 승인하기에 앞서 작품 보존에 관해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었고, 시 의회는 뱅크시의 벽화를 복원하는 일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상당한 수준의 지역 세금을 들이지 않고서는 실행 가능하지 않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시 의회는 온라인으로 공개한 도시재생사업 설명 자료에서 의회는 해당 벽화가 그려진 것과 2019년 덧칠된 일 모두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벽화는 사라지게 됐으나 이번 철거를 담당한 업체 측은 건물 잔해를 수거해 작품을 어떤 방식으로든 보존하기 위해 시도 중이라고 밝혔다.
철거 업체 대변인은 CNN에 "벽화가 한 차례 덧칠됐고 상태가 좋지 않아 성공 여부는 확실치 않다"면서도 작업자들이 "(그림 속) 별들과 남자, 사다리 부분을 손상되지 않은 채로 분리해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해당 철거 업체는 그림 복원에 드는 모든 비용을 직접 충당하는 대신 복원에 성공할 경우 해당 그림을 소유하기로 했다.
철거 업체 대변인은 CNN에 수거된 벽화 조각들의 가치를 감정받는 중이라고 밝혔다.
뱅크시 측은 건물 철거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공공장소에 설치된 뱅크시의 작품이 훼손된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뱅크시는 자신의 작품 가격이 급등한 이후에도 작품 보전이 어려운 공공장소에서도 계속해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스파이 부스'는 2016년 건물 공사 과정에서 사라졌으며, 올해 2월에는 영국 마게이트의 한 마을에 버려진 냉장고로 만들어진 작품이 뱅크시의 것으로 확인되자 몇 시간 만에 절도 당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wisef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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