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드노믹스 지지여론 저조 속 공개연설서 언급 없어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진행된 주요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보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개 발언에서 이른바 '바이드노믹스'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30일(현지시간) 나왔다.
이런 변화는 인플레이션 등 경제상황에 대한 국민적 불만으로 바이든 정부의 경제 성과를 홍보하는 재선 전략이 먹히지 않고 있다는 평가와 맞물려 있다는 지적이 언론에서 제기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콜로라도주 푸에블로 소재 한국기업 CS윈드의 현지 공장을 방문해서 자신의 바이드노믹스 성과를 부각하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및 공화당의 경제 정책을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나 연설 중에 직접 '바이드노믹스'란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부터 이달 1일까지 경제 관련 공개 연설에서 101번에 걸쳐 '바이드노믹스'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NBC 방송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일 미네소타주 연설에서 "바이드노믹스는 아메리칸드림을 말하는 또 다른 방법"이라면서 바이드노믹스를 옹호했다.
그러나 이달 6일과 6일 경제연설, 27일 공급망 관련 행사나 28일 선거 캠페인 리셉션 등의 자리에서는 바이드노믹스란 표현 자체를 쓰지는 않았다고 NBC가 보도했다.
바이드노믹스는 중산층을 두텁게하고 경제적 약자를 중산층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 아래 실시되는 바이든 정부의 경제 정책을 총칭하는 표현이다.
이 말은 미국 언론이 바이든 정부의 경제 정책을 지칭하기 위해 먼저 사용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과 낮은 실업률, 미국 내 투자 확대 등 경제적 성과를 홍보하면서 이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제 지표를 앞세워서 바이드노믹스를 중심으로 재선 선거 운동을 진행했으나 대선을 1년 앞두고 이달초 진행된 주요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위기감으로 캠프 내에서는 경제 치적 홍보보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트럼프 전 대통령 및 극우 공화당의 경제정책과 대비하는 쪽으로 선거 전략을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여름 정점을 찍었을 때보다 낮아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바이드노믹스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난달 20일 블룸버그통신의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26%만 바이드노믹스가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이 조사에서 바이든표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35%)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49%)보다 크게 낮게 나오기도 했다.
대통령 역사가 더글러스 브링클리는 NBC 방송에 "레이거노믹스가 성공한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바이드노믹스 세일즈 시도는 어느 정도 의미가 있었지만, 실패했다"면서 "누구도 '나는 바이드노믹스를 사랑합니다'라는 깃발을 흔들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에 바이드노믹스란 표현이 사용되지 않는 것과 달리 백악관 자료나 행사장 배너 등에는 여전히 바이드노믹스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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