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820조원에 달할 듯…기술·전기차 분야가 투자 선도 전망"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글로벌 은행 HSBC는 중국이 자본 흐름 통제를 완화함에 따라 현지 기업들의 연간 해외 투자가 향후 5년간 50% 이상 급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HSBC 글로벌 리서치는 지난달 29일 보고서에서 지금부터 2028년 사이에 중국의 연간 대외 직접 투자가 50% 이상 급증해 최소 1조4천억달러(약 1천821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지난해 1천500억달러(약 195조원)의 대외 직접 투자를 기록했으며, 올해 자본 유입이 줄어들면서 '순외국인직접투자자'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약 20년 전 해외 투자를 강화하면서 늦게 게임에 뛰어들었지만, 현재 직접투자 규모는 이미 일본, 독일, 영국을 제치고 미국과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 3위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의 해외 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여전히 중국 경제 규모에 비해 작다며 "중국의 해외 투자 규모가 커질 여지는 크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외 직접 투자 글로벌 평균은 국내총생산(GDP)의 34%인데 중국은 15.7%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대외 직접 투자가 중국의 경제·정치적 발전 우선순위와 점점 일치하면서 향후 몇 년간 대외 투자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기술, 재생에너지, 전기차 분야의 중국 기업들이 정부 승인 하에 해외 투자를 적극적으로 선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HSBC는 중국의 대외 투자가 2016년 정점을 찍은 뒤 지정학적 압박, 코로나19, 정부의 자본 유출 통제 강화 등으로 하락세를 걸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2015년과 2016년 기업들의 해외자산 투자와 인수·합병(M&A)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자본유출이 확대되자 2017년부터 해외투자에 강한 족쇄를 채우기 시작했다.
HSBC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의 주요 참여국들인 동남아시아와 남아메리카, 중동의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반대로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대한 투자는 지정학적 경쟁 탓에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즈우 홍콩대 교수는 SCMP에 "전술적 움직임으로써, 중국 지도부가 경제 문제를 해결하고자 잠정적으로 자본의 유입과 유출을 완화하기로 한 것이 매우 분명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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