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단체, 이스라엘 여성 성폭행 피해 침묵" 성토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5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제거되고 나면 가자지구는 비무장지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전쟁이 끝난 뒤 가자지구는 비무장지대로 남아야 한다"며 "이를 보장할 수 있는 집단은 이스라엘군"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어떤 국제군(international force)도 이것(가자지구의 비무장지대화)을 책임지지 못할 것"이라며 "나는 두 눈을 감고 다른 합의를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마스를 토벌한 뒤 가자지구를 비무장지대로 만들되 이 작업을 이스라엘군이 주도하겠다는 뜻이다.
네타냐후는 과거에도 전쟁이 끝난 뒤 가자지구의 안보 통제권을 포기할 수 없으며, 서안을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통치도 반대한다는 뜻을 수차례 밝혀왔다.
일각에서는 이런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을 가자지구 재점령 의지로 해석하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미국은 ▲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불가 ▲ 팔레스타인인의 강제 이주(가자지구 주민의 외부 이주 등) 불가 ▲ 미래 테러 세력의 근거지로 가자지구 활용 불가 ▲ 가자 '영역(territory) 축소' 불가 등 4원칙을 제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이날 회견에서 하마스가 자행한 성폭행 범죄를 거론하면서, 여성단체와 유엔이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나는 가슴 찢어지는 성폭행 이야기를 들었다. 여러분이 들었던 것과 같은 하마스의 성 학대와 전례 없는 잔혹한 강간 이야기도 들었다"고 운을 뗐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어 "하지만 나는 여성 단체나 인권 단체가 이에 대해 절규하는 것을 들어본 바 없다"며 "피해자가 유대인 여성이라서 침묵하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재차 영어로 "나는 여성 단체와 인권 단체에 말한다. 이스라엘 여성이 당한 끔찍한 잔혹 행위에 대해 들었을 것이다. 당신들은 도대체 어디에 있나"고 목소리를 높이더니, 히브리어로 "문명화한 모든 사회의 지도자와 정부가 이 잔혹 행위를 비판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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