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전우려 지속…이스라엘 민간인 죽고 미 대사관 근처 폭격당해(종합)

입력 2023-12-08 15:08   수정 2023-12-08 19:25

확전우려 지속…이스라엘 민간인 죽고 미 대사관 근처 폭격당해(종합)
친이란 헤즈볼라 공격 반복…이슬람권 반미정서 이글이글
네타냐후 "전면전 땐 레바논 남부를 가자지구 만든다" 경고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유한주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주변으로 확대될 우려가 계속 자극받고 있다.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발사한 미사일에 이스라엘 민간인이 숨진 데다가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 근처가 폭격을 받기도 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레바논의 유도미사일 공격으로 이스라엘 북부에서 민간인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대원들이 대전차 공격을 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이날 11건의 공격을 수행했고 공격 대상에는 레바논 국경과 가까운 이스라엘 북부 마을 마타트의 이스라엘군 막사도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방송 칸 등에 따르면 헤즈볼라의 미사일 공격으로 숨진 이스라엘 남성은 60세 농부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전투기들을 동원해 헤즈볼라 사령부와 통제센터에 대한 보복 공습을 강행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헤즈볼라를 겨냥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군 북부사령부 상황 브리핑을 받은 자리에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전면전을 시작하면 우리 군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와 레바논 남부를 가자지구와 칸 유니스로 만들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 소탕에 나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상당 부분을 초토화한 것처럼 헤즈볼라를 상대로 강력한 군사작전을 펼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다만 이스라엘 민간인이 숨졌을 때 네타냐후 총리가 이런 발언을 한 것인지는 당장 명확하지 않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시작된 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를 산발적으로 공격하면서 이스라엘군과 교전을 벌였다.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레바논 측에서 헤즈볼라 대원이나 민간인 110여명이 숨졌다.
지난 5일에는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 진지를 타격하는 과정에서 레바논군 사상자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일시 휴전에 들어간 뒤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지역에서도 교전이 멈췄다.
그러나 이달 1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이 종료되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겨냥한 공격을 재개했다.
앞서 지난달 3일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사무총장은 공개 연설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과 관련해 "모든 선택지가 고려 대상이다, 이스라엘과의 전면전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8일에는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 인근이 로켓 공격을 받았다.
이라크 현지 소식통은 이날 새벽 4시께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그린존'(Green Zone)에 있는 미 대사관 근처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밝혔다.
그린존은 정부 청사와 미 대사관 등 외국 공관이 밀집한 고도의 보안 지역이다.
당시 대사관 건물 내부에서는 경보 사이렌이 울렸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
이번 공격의 배후를 자처하는 세력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인명피해가 발생했는지, 대사관 방공 시스템이 작동했는지 여부도 전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이라크 내 반미정서를 고려하면 친이란 무장세력의 소행일 가능성이 무게를 얻는다.
이슬람권에서는 지난 10월 17일 하마스가 가자지구 내 병원이 이스라엘 측 폭격을 받아 수백 명이 죽었다고 주장한 뒤 이스라엘 등을 향한 분노가 커졌다.
특히 그 직후인 18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찾아 전면 지지하는 모양새를 내비치면서 반미 감정이 악화했다.
미국은 이전부터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를 명분으로 이라크와 시리아에 병력을 주둔시켜왔는데, 이번 전쟁을 계기로 이란 및 그 대리 세력뿐 아니라 그간 하마스와 거리를 두던 아랍권 내 반미 감정도 자극받은 것이다.
올해 10월 중순 이래 이라크와 시리아에 주둔하는 미군을 겨냥한 공격은 70건 이상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외교 공관이 직접적 피해를 본 사례는 아직 없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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