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하마스가 피란처 알마시와 근처서 로켓 14발 쏴"
앞서 북부 대형병원 결국 공격…공격 감행시 인명피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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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가자지구 남부의 최대도시 칸 유니스를 맹폭하고 있는 이스라엘군이 피란민이 대거 몰려 있는 '인도주의 구역'까지 하마스 활동 지역으로 지목하고 나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의 알시파 병원을 '하마스 지휘본부'로 지목하다 끝내 공격한 것처럼 남부에서 피란민 쉼터와 구호활동 지역을 군사작전 대상으로 삼을 경우 민간인 사상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전날 하마스가 가자지구 남부의 '인도주의 구역'에서 로켓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 라파 지방의 알마와시 등 여러 지역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14발의 로켓이 발사된 것으로 보이는 지도와 위성사진, 동영상을 게시했다.
군은 성명에서 로켓이 발사된 알마와시 등의 근처에는 피란민의 텐트와 유엔 시설이 있다면서 "하마스가 가자지구 주민들을 학대하고 테러 행위에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특별히 지목한 알마와시와 그 주변은 지중해 연안 지역으로 이스라엘군이 전쟁 초기부터 '안전지대'로 지정해 아랍어와 영어로 된 지도와 동영상을 배포하면서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피란을 유도한 지역이다.
하지만 애초 생존에 필요한 기반 시설이 부족한 황무지인 까닭에 피란민들이 제대로 된 지원이나 피난처를 찾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이 알마와시 등 라파 지역의 피란민 쉼터와 구호 활동 지역을 군사 작전지역으로 분류할지 여부를 현재 속단하기는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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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 디나르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향후 작전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면서 "가자지구 주민들은 이스라엘의 군사 활동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자주 업데이트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하마스 침투 근거를 제시하며 '안전지대'를 공격 대상으로 삼을 경우 하마스 측 추산으로 1만6천여명이 넘는 전쟁 사망자가 추가로 급증하게 되는 등 더욱 나쁜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학교와 병원 등 민간 건물 안에 군사 지휘본부를 숨기고 있다고 비난해왔고, 지난달 북부에서 대대적인 시가전을 벌이던 당시 대형 병원 주변을 집중적으로 공격한 바 있다.
이런 공격으로 전기와 의약품 등의 공급이 끊기면서 가자지구 최대 의료시설인 알시파 병원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받던 신생아들이 다수 사망하는 등 인명피해가 이어졌지만, 군은 지난달 15일 기습 공격을 통해 알시파 병원을 장악했다.
전쟁에 관한 국제인도법은 병원을 전쟁 중에도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당시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병원을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했기 때문에 더 이상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스라엘과 연일 '민간인 보호조치'를 촉구하고 있는 미국은 유엔 대피소나 이스라엘이 공중 또는 지상 작전을 수행하지 않기로 동의하는 지역 주변에 가자지구 주민을 위한 '안전지대'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유엔은 국제 인도법에 따라 보호되는 학교, 병원 등의 건물에 민간인이 피신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이스라엘이 그런 장소를 공격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가자지구 인구 230만명의 약 85%에 해당하는 190만명이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전쟁으로 고향을 떠나 남부와 중부지역으로 몰려들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10월 7일 전쟁이 시작된 후 이날까지 1만7천명 이상의 주민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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