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고려해 재정준칙 적용 일시중단…내년 재가동 앞두고 '현실화' 추진
독일 "과도한 적자 방지 장치 필요" vs 프랑스 "투자 확대 위해 의무 완화"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경기부양과 재정건전성 간 균형 회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재정준칙 수정 작업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EU와 외신에 따르면 EU 재무장관들은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재정준칙 개편과 관련해 밤샘 논의를 이어갔지만, 끝내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안정·성장 협약'(Stability and Growth Pact·이하 SGP)으로 불리는 EU 재정준칙은 원래 재정적자와 부채비율이 각각 국내총생산(GDP)의 3%, 60%를 초과하는 회원국에 대해 부채 감축 등의 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의무 불이행 시 EU 차원에서 제재를 가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여파로 각국의 부채 비율이 급증하는 등 재정준칙 이행이 어렵게 되자 당시 EU는 올해 말까지 재정준칙 적용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이후 내년 재정준칙 재가동을 앞두고 각국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행정부 격인 집행위는 올 상반기 즉각적인 제재 대신 4∼7년간 부채감축 조정 기간을 부여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발의했다.
부채감축 부담을 한시적으로 완화하면서 각국이 경기부양을 위한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부여하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세부 규정 논의 과정에서 EU 경제대국인 독일과 프랑스 간 입장차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은 회원국들이 과도한 적자를 줄이도록 '안전장치'를 개편안에 포함하는 등 보다 엄격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회의에서도 "과도한 적자가 용인돼서는 안 된다. 반드시 감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비해 프랑스는 재정준칙상 부채 한도가 넘은 국가라도 투자 활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보다 완화된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올해 말까지 합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견을 시사했다.
EU는 성탄절 연휴인 오는 25일 이전 다시 회의를 열어 합의 도출을 시도할 계획이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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