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4시간여 전 중간투표율 24.53%…당국 "투표율 제고 조치 아냐" 의혹 부인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에서 지난 10일 제7회 구의원 선거가 치러진 가운데 관심을 모은 최종 투표율이 11일 오전까지 발표되지 않고 있다.
마감을 2시간 남짓 앞두고 돌연 전산 시스템 고장으로 투표가 90분 연장된 여파로 보인다.
앞서 홍콩 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오후 8시12분(현지시간)께부터 전자선거인명부 시스템이 30분간 작동되지 않아 투표가 중단됐다면서 이를 반영해 투표 시간을 90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오전 8시30분 시작해 밤 10시30분까지 진행될 예정이던 투표는 자정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재개된 투표가 종료된 후에도 아직 최종 투표율 발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홍콩 선관위가 마지막 발표한 중간 투표율은 10일 오후 7시30분의 24.53%다. 그때까지 홍콩(총인구 750만명) 등록 유권자 433만106명 중 106만2천936명이 투표했다.이날 선거는 중국이 2021년 '애국자'만 출마하도록 홍콩의 선거제를 개편한 후 치러진 첫 구의원 선거로 당선자가 아닌 투표율에 관심이 쏠렸다.
민주 진영의 출마가 원천 봉쇄되면서 투표를 하기도 전에 이미 전체 470석 구의회가 모두 친중 진영으로 꾸려지게 됐기 때문이다.
친중 일색 후보의 출마로 다양성이 실종된 선거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이 저조해 이번 선거는 투표율이 민심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막판에 갑자기 투표 시간이 연장되고 투표 마감 6시간이 지난 시점까지 투표율이 발표되지 않아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이에 홍콩 선관위는 투표 시간 연장이 투표율을 높이려는 조치라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공정성과 투표를 원하는 사람 모두가 투표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홍콩 명보는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1997년 이후 구의원 선거 투표율이 40% 미만으로 낮았던 때는 1999년 35.82%, 2007년 38.83%였다.
반면 직전 제6회 선거는 2019년 11월 거센 반정부 시위 물결 속 진행돼 71.23%의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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