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제재 뚫은 화웨이, 홍콩서 5년만에 미디어행사…자신감 표출

입력 2023-12-13 10:05  

美제재 뚫은 화웨이, 홍콩서 5년만에 미디어행사…자신감 표출
화웨이 "내년 업계 역사 다시 쓸 파괴적 제품 출시할 것"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국의 제재를 뚫고 기술 도약을 이룬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5년 만에 홍콩에서 미디어 행사를 개최하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화웨이는 지난 12일 저녁 홍콩 애드머럴티 어퍼하우스에서 현지 언론 대상 연말 미디어 리셉션 '화웨이 이그나이트'(Huawei Ignite)를 개최했다.
홍콩 반정부 시위와 코로나19 등으로 화웨이가 홍콩에서 미디어 리셉션을 개최한 것은 5년 만이다. 베이징과 상하이에서는 같은 행사를 매년 개최한다.
제프 왕 화웨이 홍보 부문 대표 등 20여명의 화웨이 간부·직원이 중국 선전 본사에서 건너왔으며 50여명의 기자가 참석했다.
스탠딩 칵테일파티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오프닝 사회를 맡은 두 명의 화웨이 직원은 한껏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으로 "5년 만에 홍콩에서 미디어 행사를 열게 돼 정말 기쁘다"며 "발전하는 화웨이와 함께 오늘 밤을 즐겨달라"고 말했다.
왕 대표는 "화웨이는 디지털로 사람들을 연결하고 상호 이해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여전히 디지털 소외 계층이 많은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간부들은 화웨이가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첨단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며 휴대전화와 스마트워치 등의 성능을 과시했고, 자사 제품들이 지하 수백 m에서 일하는 광부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자랑했다.



행사장 한쪽에는 화웨이의 헬스 바이크와 스마트워치 등이 전시돼 체험할 수 있게 했다.
화웨이는 지난 8월 미국 제재를 뚫고 첨단 7㎚(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프로세서가 내장된 스마트폰 '메이트 프로 60'을 출시해 파란을 일으켰다.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첨단 반도체 장비를 확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7㎚ 공정 프로세서가 내장된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출시했는지를 놓고 온갖 분석과 추측이 이어졌으나 화웨이는 여전히 이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극복하고 기술적 자립을 이뤄냈다며 대서특필했고, 중국 소비자들도 이에 열광하며 해당 스마트폰을 둘러싼 '애국 소비' 열풍이 불고 있다.
화웨이는 이어 지난 5일에는 5㎚ 공정 프로세서를 장착한 노트북을 출시했다. 해당 반도체의 조달 과정에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화웨이가 미국의 수출 규제 이전에 이를 비축해 놓았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날 화웨이의 한 직원은 화웨이가 '메이트 60 프로'에 내장된 칩 등과 관련해 비밀이 많다는 기자의 지적에 "뭔가를 숨기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비밀'의 성격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화웨이는 내년에 파괴적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국 매체 증권시보를 인용해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 부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일 중국에서 열린 화웨이의 연례 팬클럽 행사에서 "내년에 업계 역사를 다시 쓸 파괴적인 제품들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SCMP는 "위 CEO의 이런 대담한 주장은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뚫고 중국산 첨단 프로세서 기린 9000s를 탑재한 '메이트 60 프로'를 내놓은 지 몇 달 만에 나온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시장 조사 결과를 인용, '메이트 60 프로'가 출시 두 달여 만에 240만∼250만대 판매됐다고 전했다.
SCMP는 "화웨이는 '메이트 60 프로' 성공을 계기로 미국의 제재 여파에 맞서고자 자체 개발한 운영체계(OS) 훙멍(鴻蒙·Harmony)의 확대 적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위 CEO는 지난 8월 훙멍의 다음 버전인 '훙멍 넥스트'를 내년 1분기에 공개할 것이라며, '훙멍 넥스트'가 설치된 화웨이의 모든 기기에서는 안드로이드 기반 앱에 대한 지원이 제거될 것이라고 말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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