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지지' 예멘반군 홍해 위협에 지구촌 물류 차질 우려

입력 2023-12-13 11:08   수정 2023-12-13 17:13

'하마스 지지' 예멘반군 홍해 위협에 지구촌 물류 차질 우려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 30% 지나는 항로에 선박 공격·납치
항로 변경·운임 인상 등 물류비 상승…미국·한국 등 경계 강화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국제 주요 해상 항로 가운데 하나인 홍해를 이용하는 민간 선박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지하는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에 반발해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잇따라 공격하고 있어서다.

아프리카와 아라비아반도 사이에 있는 홍해는 인도양과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잇는 길이 약 2천300㎞의 바다다.
멀리 아프리카 왼쪽 대서양으로 돌아가지 않고 유럽과 인도양, 아시아를 오갈 수 있는 항로로, 전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30%, 상품 무역량의 약 12%가 지나간다.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의 선박이 이 항로를 이용한다.
후티는 이스라엘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봉쇄하겠다며 공격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로 가는 선박의 안전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각국이 안전 조치를 강구하고 일부 선박은 거리가 긴 우회 항로를 이용하는 가운데 홍해의 긴장이 더욱 고조되면 연말연시 수요가 커지는 지구촌 해상 물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홍해에서 후티의 잇단 선박 공격으로 이 항로를 이용한 화물 운송의 위험이 커지자 해운업체들과 관련국들이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전날 오후 홍해 입구인 바브 알만데브 해협을 지나던 노르웨이 선적 유조선 스트린다호가 후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후티의 5번째 선박 공격이다. 스트린다호는 이스라엘과 관련 없는 선박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이탈리아로 가고 있었다.
후티는 지난달엔 홍해에서 이스라엘 기업인이 일부 지분을 소유한 인도행 자동차 운반선을 납치했다.
이처럼 홍해의 안전이 위협받자 덴마크 컨테이너 선사인 AP 몰러-마에르스크는 이스라엘 XT해운을 대신해 운영하던 화물선 2척을 홍해에서 다른 곳으로 우회시켰다.
이스라엘 해운사 짐은 일부 선박의 항로를 홍해에서 떨어진 곳으로 변경했다.

물류비용도 커지게 됐다.
지난주 AP 몰러-마에르스크는 이스라엘에서 하역하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당 50달러(약 6만5천원), 4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당 100달러(약 13만원)의 긴급 위험 할증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이를 통해 10월 이후 200% 넘게 오른 선박 보험료를 충당할 계획이다.
짐은 12일 홍해에서의 안전한 수송과 세계 무역에 대한 지속적인 위협을 고려해 화물 운임을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후티의 홍해 항로 위협에 맞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주 미국은 예멘 연안을 순찰하는 다국적 해군 기동부대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동맹국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이란 상품의 판매와 수송 등을 통해 획득한 자금을 후티에 공급한 13개 개인·단체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는 등 후티의 자금줄 차단에도 나섰다.
한국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으로 실시간 대응체계를 유지하며 홍해 운항 한국 선박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있다. 또 홍해 인근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파견된 청해부대의 유사시 지원 체계도 가동하고 있다.
kms123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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