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중국은행 지점장, 공범 2명과 7천억 횡령…美 도피했다 강제 송환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역대 최대 규모의 은행 자금을 횡령한 뒤 미국으로 도피했다 강제 송환된 전직 은행 지점장에게 무기징역형이 선고됐다.
15일 관영 매체 환구시보에 따르면 광둥성 장먼시 중급인민법원은 지난 13일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된 쉬궈쥔 전 중국은행 카이핑 지점장에 대해 무기 징역을 선고했다.
또 평생 정치적 권리 박탈, 개인 전재산 몰수, 범죄 관련 소득 추징 처분했다.
쉬궈쥔은 판결에 승복, 항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쉬궈쥔은 1993년부터 2001년까지 중국은행 카이핑 지점 주임과 부지점장, 지점장으로 일하면서 허위 대출 서류를 꾸며 9억 위안(약 1천634억원)을 횡령하고, 은행 공금 14억 위안(약 2천542억원)을 유용하는 등 총 23억 위안(약 4천174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은행은 2001년 전산망 구축 과정에서 카이핑 지점에서 40억 위안(약 7천260억원)이 비는 것을 발견했다.
중국은행이 진상조사에 나서자 쉬궈쥔은 공범인 카이핑 지점장 출신 위전둥, 쉬차오판과 미국으로 도주했다가 2002년부터 2004년 사이 미국 사법당국에 체포됐다.
이후 위전둥은 2004년 중국으로 송환돼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쉬차오판과 쉬궈쥔은 미국 법원에서 각각 징역 25년과 징역 22년을 선고받고, 횡령한 4억8천200만 달러(약 6천235억원)를 반환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후 쉬차오판은 2018년 중국으로 송환돼 2021년 징역 13년, 벌금 200만 위안(약 3억6천만원)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쉬궈쥔은 송환을 거부하며 미국에서 복역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화상 정상회담을 앞뒀던 2021년 11월 중국으로 강제 송환됐다.
이들이 벌인 범죄는 중국의 역대 최대 은행 자금 횡령 사건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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