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장치·송전망 등 대규모 투자 필요…"예상보다 사업 늦어"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의 재생 에너지 전환 사업은 더디게 진행되는 반면 석탄 발전소들은 예상보다 너무 빠르게 사라지면서 심각한 전력난에 빠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지금도 호주에선 노후 석탄발전소들로 인한 공급난으로 겨울이면 전력난에 빠지고 전기요금은 빠르게 오르고 있는데 상황이 더 악화할 것으로 본 것이다.
15일(현지시간) 호주 AAP통신 등에 따르면 호주 전력시장을 관리·감독하는 기구인 호주에너지시장운영국(AEMO)은 현재 총 21기가와트(GW) 용량인 호주 내 석탄 발전소의 90%는 2035년 전에 폐쇄되고 2038년에는 모든 석탄 발전소가 문을 닫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문을 닫는 석탄 발전소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태양광과 풍력 발전소 용량을 지금의 3배 수준인 57GW로 늘려야 한다. 또 탄소 배출 제로를 달성하려면 2050년까지 176GW로 확장해야 한다.
기업과 가정의 전력 소비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데다 태양광과 풍력은 24시간 돌릴 수 없다 보니 사라지는 석탄 발전소보다 더 큰 용량의 재생 에너지 발전소들이 필요한 것이다.
또 공급이 일정하지 않은 재생 에너지를 지원하기 위해 2050년까지 74GW 규모의 전기 저장 장치와 수력 발전, 가스 발전소 등이 필요하며 새로운 발전소들에서 만들어진 전기를 나를 수 있는 1만㎞에 이르는 신규 송전망도 요구된다.
AEMO는 이런 시설들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현재 가치로 1천210억 호주달러(약 105조1천억원)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이런 에너지 전환 사업이 승인 절차와 비용 압력, 사회적 문제,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AEMO는 신규 송전망 설치 사업을 예로 들며 많은 주민이 거주지로 고압선이 지나는 것을 거부하고 있어 이들을 설득하거나 보상하는 데 예상보다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발전 용량과 송전망이 갖춰지기 전에 노후화된 석탄 화력 발전소가 사라지면서 심각한 전력난에 빠질 실질적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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