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촉구 성명' 찬반 토론에 일부 기자 반발…'독립 코커스' 신설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소속 직원 수십명이 현 NYT 노동조합의 중립성 위배 움직임에 우려를 제기하며 새 이익단체를 만들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 보도에 따르면 메건 투이, 줄리언 반스, 에밀리 버젤런 등 유명 기자를 포함한 뉴욕타임스 기자 그룹은 언론인 노동조합인 뉴스길드-CWA(이하 뉴스길드) 산하 조직으로 '독립 코커스(이익단체)'라는 이름의 새 단체를 만들었다.
뉴스길드는 468개 지부에 2만6천여명이 소속된 미 언론노조 단체다.
현 NYT 노조도 뉴스길드에 소속돼 있는데, 일부 기자들이 뉴스길드 산하에 별개의 이익단체를 만든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1년여간 현 NYT 노조와 편집국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특히 최근 뉴스길드가 개최한 온라인 회의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관련해 뉴스길드가 외부에 목소리를 내야 할지를 두고 토론이 열린 게 평소 노조 정책에 불만을 가진 일부 NYT 기자들에 기름을 부었다.
앞서 뉴스길드 조합원 수백 명은 뉴스길드가 휴전 촉구 및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 중단 성명을 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해당 온라인 회의는 성명 발표 필요성을 둘러싼 찬반 양측의 목소리를 듣고자 마련된 자리였고, 실제 성명 발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일부 NYT 기자는 이런 움직임이 노조의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거나 NYT의 정치행동 금지 정책을 위반한 것이라고 반발했고, 결국 뉴스길드 내 새 조직을 만드는 사태까지 빚어지는 계기가 됐다.
독립 코커스는 NYT 기자들이 주축이 돼 신설됐지만, 경쟁사 등 다른 언론사 직원들의 가입도 받을 계획이다.
WSJ은 "뉴스길드에서의 일을 둘러싼 긴장은 주요 정치·사회적 논쟁에 입장을 표명하려는 일부 노동자의 충동이 메이저 언론사의 오랜 가치와 어떻게 충돌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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