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프랑스 전기차 수출비중 각각 49%·19%
"당혹스럽지만 확산여부 예의주시"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이승연 기자 = 독일이 자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에 보조금 지급을 돌연 중단하면서 현지에 전기차를 수출하는 국내 자동차 업계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는 탄소 배출량을 측정해 차등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한 프랑스의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과 함께 국내 업체의 전기차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는 정부가 이러한 전기차 '자국 우선주의'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19일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경제부는 17일(현지시간) 이날이 전기차 구매자들이 보조금을 신청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독일 연방헌법재판소가 올해와 내년 예산안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사상 초유의 '예산 대란'을 맞은 독일 연립정부가 대대적인 지출 축소를 결의하며 예산 계획을 변경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프랑스 정부도 전기차 생산과 운송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측정해 환경점수를 매기고 이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을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등 프랑스에서 멀리 떨어진 국가에서 생산된 전기차 대부분이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고, 이로 인해 '프랑스판 IRA(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이라는 비판도 일었다.
이번 조치로 유럽에서 생산된 현대차 코나에는 보조금이 지급되지만, 기아의 니로와 쏘울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독일과 프랑스는 국내 업체들의 주요 전기차 수출지역이라는 점에서 업계는 이와 같은 조치에 대해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과 프랑스에 수출된 국산 전기차는 각각 2만6천700대, 9천62대다.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독일이 36%, 프랑스는 13%였다.
올해 1∼10월 누적으로는 독일과 프랑스에서 각각 3만9천658대, 1만1천746대의 국산 전기차가 판매됐다. 전체 자동차 수출 대수에서 전기차 비중도 각각 49%, 19%로 뛰어올랐다.
자동차업체들은 프랑스에 이어 독일 정부의 갑작스러운 전기차 보조금 지급 중단 결정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럽에서 자동차 시장이 가장 큰 독일에서마저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불투명해지자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도 유사한 결정이 나오는지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프랑스와 독일의 결정 배경이 다르다는 점에서 전기차 수출이 무조건 비관적이진 않다는 해석을 내놨다.
프랑스의 조치는 미국의 IRA와 유사하게 자국과 먼 곳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불리한 점수를 매기는 것이지만, 독일은 예산 용처 변경에 대해 연방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보조금 지급이 중단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기차와 관련한 다른 국가의 자국 우선주의는 장기적으로 국내 전기차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해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이는 업체가 개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직접 나서 수출과 관련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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