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에도 영하권·여진 420여회로 구조 난항…할랄식품 부족도 문제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 서북부 간쑤성 강진 관련 구조작업이 추운 날씨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백회의 여진까지 계속되면서 인명 피해가 증가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일 중국 중앙기상대에 따르면 규모 6.2의 강진이 발생한 간쑤성 린샤후이족 자치주 지스산현의 전날 낮 최고기온은 영하 2도를 기록했고, 밤에는 영하 14도까지 떨어졌다.
중국 당국은 소방·경찰·군인 등 4천여명을 투입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추운 날씨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한다.
장비로 잔해를 파헤쳐 생존자를 찾아야 하는데 매서운 한파가 계속되면서 작업시간 단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펑파이 신문은 "기상 조건이 구조대원과 주민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며 "현장 상황이 매우 어렵다"고 전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전날 2억5천만 위안(약 455억원)을 투입하는 등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가 잇달아 예비비를 투입하고 있지만, 피해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역부족이다.
특히 상당수 주민은 한밤중 지진에 놀라 잠옷 차림으로 대피한 탓에 제대로 된 외투 한 벌조차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문가들도 한파로 인한 '골든타임' 단축을 우려하고 있다.
왕툰 청두자연재해연구소장은 "지진의 골든타임은 72시간이지만, 이번 지진은 한파로 인해 많이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구조대원들은 방한복을 잘 입고 구조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급하게 집을 빠져나온 주민들을 따뜻하게 보호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라고 강조했다.
지스산현 관계자도 현지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솜옷, 면 이불, 면 텐트 등 방한용품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수시로 발생하는 여진도 구조 작업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중국 지진대망에 따르면 18일 밤 첫 지진이 발생한 뒤 이날 오전 8시 현재까지 4.0∼4.9 여진 2회, 3.0∼3.9 여진 8회 등 모두 423회의 여진이 발생했다.
구조 현장에 투입된 한 구조대원은 신경보에 "구조 작업 중 수시로 여진이 발생하고 있다"며 "여진으로 건물 잔해가 무너질 수 있어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주민들을 위한 식품 부족도 문제로 꼽힌다.
피해 지역이 이슬람교를 믿는 후이족이 모여 사는 곳이기 때문에 할랄 식품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스산현 관계자는 "구호식품에 반드시 할랄 표기가 있어야 한다"며 "할랄이 아닌 식품이 제공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번 강진은 18일 밤 11시 59분(한국시간 19일 0시 59분) 간쑤성 린샤후이족 자치주 지스산현에서 규모 6.2로 발생했으며 20일 오전까지 131명이 숨지고 734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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