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전인대 상무위서 결정…부정부패 조사 땐 솽카이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의 친강 전 외교부장과 리상푸 전 국방부장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에서도 해임될 가능성이 작지 않아 주목된다.
이미 국무위원(부총리급) 겸 외교부장과 국방부장에서 직위 해제된 둘은 전인대 대표 지위마저 상실한다면 공산당 중앙위원 자리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전인대 대표 신분이어야 중앙위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은 작년 10월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3천명에 가까운 전인대 대표 중에서 당 중앙위원회 중앙위원 205명을 뽑았고, 그중에서 정치국 위원 24명을 선출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포함한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은 정치국 위원 중에서 나왔다.
20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달 25일부터 닷새간 일정의 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친강·리상푸를 포함한 일부 전인대 대표의 자격, 해임·임명에 대한 보고서를 검토할 예정이다.
전인대 대표의 자격 박탈은 규율 또는 윤리 위반, 범죄 행위 연루, 직무 수행의 심각한 실패로 더는 해당 직책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 가능하다고 SCMP는 전했다.
이 신문은 현재 보고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친강·리상푸 모두 전인대에서 제거될 수도 있을 정도의 정밀 조사 내용이 담겼을 것으로 추정했다.
일각에선 둘이 전인대 대표 자격을 박탈당하면 감찰과 반부패 운동을 담당하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의 조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불법행위 또는 부정부패의 정도가 심할 경우 공직과 당적을 동시에 잃는 솽카이(雙開·쌍개) 처분당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 '늑대전사(전랑) 외교'를 상징하는 인물인 친강은 시진핑 주석의 총애를 받아 56세 때인 작년 말 외교부장에 발탁된 데 이어 지난 3월 국무위원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친강은 지난 6월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어 중국 당국은 지난 7월 25일 그를 외교부장에서 해임했으며, 지난 10월 전인대 상무위가 국무위원직도 박탈했다.
주미 대사 시절 중국 유명 방송인과 가진 혼외관계가 그의 경질 사유라는 추정이 나왔다.
지난 9월 2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친강이 중국 위성방송 봉황TV에서 진행자로 활동했던 푸샤오톈(傅曉田·40)과 내연관계였으며, 둘 사이에 대리모 출산을 통한 아들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달 초 친강이 지난 7월말 베이징의 한 군병원에서 이미 사망했다는 설이 제기됐다고 보도했지만, 보도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2018년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장이던 리상푸는 러시아로부터 수호이(Su)-35 전투기 10대, S-400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불법 구매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됐음에도 지난 3월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에 전격 발탁돼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그 역시 지난 8월 말 이후 두 달 가까이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았으며 지난 10월 24일 국방부장에서 해임된 데 이어 같은 달 전인대 상무위에서 국무위원직과 당 중앙군사위원 직도 박탈당했다.
그는 지난 7월 말 리위차오 로켓군 사령관이 전격 경질된 뒤 군 납품 관련 부패에 연루됐다는 소문이 불거졌다.
대만 정보기관 국가안전국(NSB)의 차이밍옌 국장은 최근 친강·리상푸 모두 부패와 규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아온 것으로 안다고 밝힌 바 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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