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 준비 가능성 제기…中 "핵 위협론은 무책임한 주장" 반박
美 정보당국 "러·美 핵실험 재개할 경우 中도 맞불 놓기 위한 것"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뤄부포호(Lop Nur) 핵실험장에서 핵실험 재개 움직임이 확인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위성사진 확인 결과 중국이 뤄부포호의 핵실험장과 인근에서 시설확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뤄부포호는 중국이 지난 1964년 첫 핵실험을 실시한 장소다. 이후 중국은 지난 1996년까지 뤄부포호의 5개 갱도에서 지하 핵실험을 반복했다.
전문가들이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뤄부포호의 핵실험장에는 최근 새로운 갱도를 판 움직임이 확인됐다.
500m 이상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갱도의 깊이는 핵실험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핵실험장 주변에는 새로운 도로가 건설됐고, 약 120km 떨어진 군사기지를 잇는 도로도 최근 새롭게 흙으로 포장됐다.
또한 뤄부포호 핵실험장 관리를 맡은 반경 3.2㎢의 군사기지에는 지난 2017년 이후에만 30개 이상의 건물이 재건축되거나 새로 만들어졌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소속 핵 전문가 퉁자오는 "모든 상황을 종합하면 중국이 새로운 핵실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도 수년 전부터 뤄부포호 핵실험장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다.
다만 미국 정보당국은 중국이 실제 핵실험 일정을 잡아놓고 뤄부포호의 시설을 확장하는지에 대해선 신중한 분위기다.
핵실험 준비를 위해 시설을 확장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미국과 러시아가 먼저 움직이지 않는 이상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구(舊)소련 시절인 지난 1990년 이후 핵실험을 하지 않았고, 미국의 마지막 핵실험은 1992년에 있었다.
다만 러시아는 최근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을 철회했다.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는 중국이 갱도까지 판 것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러시아와 미국이 핵실험을 재개할 경우 중국도 지체 없이 핵실험으로 맞불을 놓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 것이라는 이야기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뤄부포호 시설확장에 대한 NYT의 질의에 "아무런 근거 없는 중국의 핵 위협론은 지극히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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