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재선 캠프 직원 17명도 휴전 촉구 공개 서한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가자 전쟁 대응에 대한 행정부내 불만이 이어지는 가운데 교육부 직원이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 등에 항의하며 사임했다.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가자 전쟁 관련 정책에 반대하며 사임한 두 번째 당국자다.
3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인 타리크 하바시 교육부 기획평가개발실 특별보좌관은 이날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미겔 카르도나 교육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나는 이스라엘 정부에 의해 무고한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저질러지는 잔학 행위를 이 행정부가 못 본 척하는 것에 대해 침묵을 지킬 수 없다"고 밝혔다.
학자금 대출 관련 전문가인 하바시는 학자금 대출 제도를 점검하고 고등 교육에서의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 초기 임명됐다.
하바시는 미국의 이번 전쟁 관련 역할론을 둘러싼 행정부내 우려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열렸던 백악관 및 다른 부처 고위 관계자들과 중동, 무슬림, 이스라엘계 직원들간 회의에도 멤버로 참석한 바 있다.
하바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바이든 행정부에서 사임한 두 번째 당국자이자 팔레스타인계로서는 첫 번째라고 외신은 전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미 국무부 정치군사국의 의회 및 대외 업무 담당 과장으로 재직하던 조시 폴이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에 항의하며 사임했다.
폴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이 민간인 피해 가능성에 대한 도덕적 고민 없이 속성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두 직원의 사임 외에도 미국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을 둘러싼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으며 이스라엘이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하는 미 국무부 내부 반대 채널 메모에 직원 100여명이 서명했다.
이 메모는 "대량 학살 공범"이라고 공개적으로 맹비난한 한 국무부 하급 직원이 주도한 것으로, 국무부와 국제개발처(USAID) 직원 100명의 서명을 받아 국무부 정책실에 전달됐다.
이러한 파열음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캠프 내에서도 불거졌다.
익명의 캠프 직원 17명이 서한 형식으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한 것이다. 이 서한은 3일 미국 매체 '미디엄' 기고 형태로 공개됐다.
이들은 서한에서 "캠프 직원들은 이번 일로 인해 자원봉사자들이 무더기로 그만두는 것을, 그리고 수십년간 민주당에 투표했던 사람들이 난생처음으로 망설이는 것을 목도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단순히 도널드 트럼프의 대안이 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유권자의 가슴 속 감정을 변화시켜야 한다"며 "그 유일한 방법은 휴전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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