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연금 고갈' 대비 정년 65→66세 연장 국민투표

입력 2024-01-04 22:36  

스위스, '연금 고갈' 대비 정년 65→66세 연장 국민투표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스위스가 고령화를 심각한 사회문제로 보고 정년을 연장한 스위스가 1년 더 퇴직 연령을 늦추는 방안을 놓고 또다시 민의를 묻는다.
4일(현지시간) 스위스 연방의회 등에 따르면 3월 3일 급진자유당이 제안한 정년 연장 국민 발의안에 대해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스위스 전역에서 실시된다.
이번 발의안은 모든 스위스 국민의 은퇴 연령을 65세에서 66세로 상향 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스위스 연방의회에서 의석수 16.7%를 차지하는 급진자유당은 14만5천명의 서명을 받아 발의안의 국민투표를 끌어냈다.
발의안은 법정 은퇴 연령을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법제화 직후 한번에 정년이 1년 더 늦춰지는 것이 아니라 2033년까지 66세 정년이 점진적으로 시행되도록 하는 내용이다.
그 이후부터는 기대수명 증가분에 따라 은퇴 연령이 늦춰진다. 기대수명이 1개월 증가하면 정년은 0.8개월 증가한다는 산식에 따르게 된다고 발의안은 설명했다.
스위스는 올해부터 남성과 여성 모두 은퇴 연령이 65세가 됐다. 작년까지는 남성 65세, 여성 64세가 은퇴 연령이었다.
여성의 평균 급여가 남성보다 적기 때문에 사실상 동등한 연금을 받지 못하는 측면이 있으므로 여성이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시기를 남성보다 앞에 둔 것이다.
그러나 고령화 현상으로 연금 재정 부족 문제가 심화하자 여성의 정년을 남성에 맞추는 방안이 여러 차례 추진됐다.
2017년 정년을 남녀 모두 65세로 하는 방안을 놓고 국민투표를 벌였지만 부결됐다. 이후 여성 정년 상향에 우호적인 여론이 조성되자 2022년 9월 다시 국민투표 끝에 승인됐다.
'남녀 65세 정년' 시행일은 올해 1월 1일이다. 수년간 입법 시도 끝에 재조정된 정년 제도를 다시 손질하는 방안이 시행 2개월 만에 국민투표에 부쳐지는 것이다.
스위스는 2050년이면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이 연금을 받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년을 점진적으로 늦추지 않으면 연금 재정난을 감당하기 어려워진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스위스 정치권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년 연장 문제를 입법 현안으로 다뤄왔다.
prayer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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