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조사 지시…대학들 "학문적 명예 실추, 철저 조사해 엄벌"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학자들의 논문이 국제 학술지에서 잇달아 철회돼 국제 학계의 불신이 고조하자 교육 당국이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고 펑파이신문 등 현지 매체가 6일 보도했다.
우한대, 산둥대, 산시(陝西)중의약대, 허난재정금융대 등은 최근 "작년부터 힌다위(Hindawi) 등 국제 학술지들이 중국 학자들의 발표 논문을 대거 철회해 중국의 학문적인 명예와 학술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철회 논문에 대한 자체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우한대는 2021년 이후 3년간 철회된 과학기술 논문의 철회 사유와 학술적 부정행위가 있었는지 조사하기로 했다.
산둥대는 철회 논문 조사와 관련, 교수들은 물론 대학원생이 발표한 논문의 부정행위 여부를 전면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허난성은 교육부로부터 전달받은 철회 논문 목록을 토대로 논문 심사 적정 여부, 실제 실험 실시 여부, 대필 등 부정행위 여부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아울러 연구 아이디어의 출처와 작성 과정, 실험 데이터 획득 과정 등 논문 작성의 모든 과정을 면밀히 조사해 부정행위가 드러나면 엄격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화사(司)는 최근 각 대학에 철회 논문과 관련 경위 등 진상 조사를 벌일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이런 조치는 자국 학자들의 잇따른 논문 철회로 인해 국제 학계의 불신을 자초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제 학술지 '종양의 유전자 치료(Cancer Gene Therapy)'는 작년 5월 지린대 방사선의학과 천다웨이 교수가 2020년 10월 이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을 철회했다.
이 논문 발표 직후 국제 논문 검증 사이트 펍피어(PnbPeer)에는 "해당 논문에 사용된 사진이 다른 중국 학자들이 발표한 논문에도 등장했다"며 "데이터의 출처가 의심스럽고, 조작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앞서 천 교수의 논문에 실린 똑같은 사진을 출처 표시 없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난 란저우대 부속병원 종양외과 관추안린 교수와 칭다오대 부속병원 양쉐청 교수의 논문도 각기 다른 학술지에서 철회된 바 있다.
2017년에는 독일 최대 학술 출판업체 슈프링거가 발간하는 학술지 '종양 생물학(Tumor Biology)이 조작 의혹이 제기된 중국 학자들의 논문 107편을 무더기로 철회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2022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5천488편의 논문이 과학기술인용색인(SCI)급 학술지에서 철회됐는데 이 가운데 52%인 2천879편이 중국 학자들의 논문이었다.
중국 학자들의 주된 논문 철회 사유는 '논문 공장' 이용, 표절, 신뢰할 수 없는 데이터 사용, 평가 조작 등이었다.
논문 공장은 가짜 학술 논문과 데이터를 대량 생산해 원하는 연구자에게 판매하는 조직적이고 상업적인 학술 조작 시설을 일컫는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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