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교전 속에 가자지구 곳곳의 의료 시설이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8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가자지구 중부에서 유일한 병원인 알아크사 병원 주변이 전날 공습을 받으면서 병원 내 의료진과 환자 대부분이 병원을 떠나 대피했다. 대피 인원은 600여명 정도라고 WHO는 전했다.
전날 가자지구 전역에는 포격이 끊이지 않았다. 북부의 가자시티와 자발리야, 중부의 알발라, 남부의 칸 유니스 등 주요 도시에 로켓 공격이 이어지고 지상전이 벌어지면서 사상자와 피란민이 속출한 것으로 유엔은 파악하고 있다.
가자 북부의 의료 시스템은 이미 붕괴 상태다. 수술 등 온전한 의료 기능을 제공하는 병원은 없고 소수 의료진이 기본적인 응급처치만 수행하고 있다는 게 유엔의 진단이다.
가자 남부는 12개 병원이 가동 중이지만 과밀화가 문제다. 피란민이 몰려들면서 각 병원이 수용 인원의 3배가 넘는 환자를 받아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부 도시 알발라에 있는 알아크사 병원마저도 사실상 기능이 마비된 상태라고 WHO는 지적했다.
WHO와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관계자들은 전날 알아크사 병원을 찾아 상황을 살폈다. 일부 의료진이 남아 피투성이가 된 병원 바닥에서 응급환자를 치료하는 모습을 봤지만, 대부분 의료진과 환자들은 병원을 떠난 사실을 확인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알아크사 병원은 가자 중부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의료시설로 생명을 구하는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이런 기능을 약화하는 건 분노를 불러일으킬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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