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순방 블링컨, 사우디서 회견…이스라엘 동의할지 불투명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중동 분쟁으로 확전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동을 순방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비롯한 '전후 4대 목표'에 방문국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지중해·중동 지역 순방 6번째 방문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알 울라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지역의 미래에 대해 대화했고 몇 가지 기본적 목표에 대해 광범위한 합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운을 뗐다.
블링컨 장관은 첫 번째로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인들은 이웃 국가들로부터의 테러 공격이나 침략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평화와 안전 속에서 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사람이 주도하는 통치 체제하에서 통합되어야 한다"고 2번째 목표를 소개했다.
가자지구를 지배해온 하마스가 이스라엘군에 의해 축출될 경우 현재 서안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가자지구까지 통치하는 방안에 무게를 둔 발언이었다.
이어 블링컨 장관은 "이 지역의 미래는 분열이 아닌 통합이 되어야 한다"며 3번째 목표로 중동의 대립 구도 해소 목표를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그것이 가능하게 하려면 우리는 독립된 팔레스타인 국가의 수립을 볼 필요가 있다"며 마지막 4번째 목표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독립국가로 공존하는 '2국가 해법'을 언급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금껏 내가 대화를 나눴던 그 누구도 이 문제 중 어느 하나라도 쉬운 것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우리는 가자지구가 안정되고, 회복될 수 있도록 돕고, 팔레스타인이 나아갈 정치적 진로를 마련하기 위해, 그리고 지역 전체의 장기적인 평화와 안보,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관건은 전쟁의 당사자인 이스라엘이 과연 그동안 미국의 요구에도 수용할 뜻을 밝히지 않았던 '2국가 해법' 등에 동의할지 여부일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장관은 자신이 다음 방문지로 이스라엘을 찾는다면서 "이스라엘 지도자들과 이번 출장에서 들었던 모든 것을 공유할 기회를 가질 것이며, 가자지구 군사 작전의 미래 방향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4일부터 튀르키예, 그리스, 요르단,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를 거쳐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으며, 이스라엘과 서안지구를 거쳐 이집트를 찾을 예정이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이날 UAE 아부다비에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 사우디 알 울라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각각 만나 분쟁의 추가적인 확산을 막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고 미 국무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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