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도전적 순간…훨씬 나은 미래 만드는 노력 기울여야"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 발발 후 4번째로 이스라엘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전후 이스라엘을 위한 역내 국가 간 융화의 기회가 있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과 만나 "중동 내 연결과 융화를 확대하기 위해 이스라엘이 몇 년간 기울여온 노력을 알고 있다"며 "나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진짜 기회가 분명히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하지만 지금 우리는 아주 도전적인 순간을 통과해야 한다. 10월 7일(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이 절대 다시는 반복되지 않게 하고, 지금이나 이전과는 매우 다른 훨씬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난 블링컨 장관은 사우디가 여전히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 수립에 관심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020년 미국의 중재로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등 아랍권 국가들과 '아브라함 협약'을 맺은 이스라엘은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와도 관계를 정상화하려 했으나, 하마스와 전쟁 발발로 관련 논의가 중단됐다.
전쟁 확산 방지를 위해 튀르키예, 그리스, 요르단,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 등을 방문한 블링컨 장관은 또 순방 중에 청취한 중동 지도자들의 의견을 이스라엘과 공유하고 향후 전쟁 방향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이날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과 면담에 앞서 "이스라엘 정부와 면담을 통해 역내 국가에서 들은 것들을 공유할 것"이라며 "할 이야기가 많다. 특히 향후 방향에 대해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중동 순방을 통해 긴장 완화를 시도했으며, 동시에 전후 가자지구 통치 문제에 관해 이스라엘의 이슬람권 이웃들과 논의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이스라엘 정부 인사들과 면담하는 블링컨 장관은 가자지구에 100일 가까이 억류된 인질들의 가족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에 무장대원들을 침투시켜 1천200여명을 살해하고 240여명을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끌려간 인질 가운데 132명은 아직 돌아오지 못했으며, 이 가운데 25명은 숨진 것으로 이스라엘군은 보고 있다.
이날 블링컨 장관과 헤르조그 대통령이 만난 텔아비브 호텔 앞에서는 인질 가족 100여명이 시위를 벌였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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