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1,585포인트 상승하며 34년만에 35,000 돌파…매수 주문 쏟아져
"개인 투자확대·엔저, 상승세 견인"…일각선 연내 40,000대 진입 낙관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주가지수가 새해 들어 거침없이 오르면서 역대 최고치 경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이하 닛케이지수)는 11일 1990년 2월 하순 이후 약 34년 만에 처음으로 35,000을 돌파해 35,049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7,369포인트 상승하며 이른바 '거품(버블) 경제' 시절인 198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닛케이지수는 새해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닛케이지수는 거래 첫날인 4일 33,464로 출발해 노토(能登)반도 강진 영향으로 다소 하락했고, 5일에는 소폭 올랐다.
하지만 연휴가 끝난 9일부터 급등하면서 연일 거품 경제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닛케이지수는 올해에만 1,585포인트나 상승했다.
현지 언론은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반도체 기업 관련 주식을 중심으로 매수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닛케이지수 역대 최고치는 거품 경제 시기였던 1989년 말 기록한 38,915다.
현재 주가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최고치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올해 개편된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와 엔화 약세 등이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짚었다.
NISA는 주식 거래에서 발생하는 이익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제도로, 올해 1월부터 연간 투자 상한액이 인상되고 비과세 기간도 무기한으로 늘어났다.
닛케이는 "현재 20∼30대는 대부분이 2013년 이후 주가가 오른 것을 접해 주식 투자에 긍정적인 편"이라며 "향후 사회보장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NISA를 활용해 자산을 축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엔화 약세는 기업 실적 개선과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오는 22∼23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퍼지기도 했으나, 노토반도 강진을 계기로 기존 금융완화 정책이 한동안 유지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해졌다.
아사히는 "일본과 미국이 금융완화 정책을 펼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엔저(엔화 가치 하락)가 투자 자금을 주식으로 이끌고 있다"며 "엔화 약세 혜택을 받은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주식이 거래되고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도쿄증권거래소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에 개선을 촉구하고, 일본 기업의 실적 호조로 외국인 매수가 늘어난 점도 닛케이지수 상승 요인으로 분석됐다.
또 미국 나스닥 지수 등이 새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일본 주가에도 긍정적인 흐름이 형성됐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본 증권업계에는 당분간 주가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가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도 (일본) 기업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닛케이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일본 주식이 미국 주식과 비교해 주가수익비율(PER) 등 지표면에서 저평가된 측면이 있고, 지난 10년간 일본 기업 수익이 확대됐다는 점 등을 근거로 연내에 닛케이지수가 40,000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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