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긴장 고조 우려…항로안전 지키고 민간선박 공격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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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미국과 영국이 12일(현지시간) 글로벌 물류의 '동맥' 홍해를 위협해온 친(親)이란 예멘 반군 후티의 거점을 공습한 가운데, 중국은 홍해 지역 긴장 격화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과 러시아가 '예멘 주권 침해'라며 미국을 규탄한 것과 달리 중국은 '긴장 완화'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홍해 형세의 긴장이 올라가는 것에 우려한다"며 "각 당사자가 냉정과 자제력을 유지하면서 충돌과 (상황) 확대를 피하기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마오 대변인은 "홍해 해역은 국제 화물·에너지 무역의 중요한 통로"라며 "각 당사자가 홍해 지역의 안전·안정을 지킬 능력을 갖추고, 건설적이고 책임감 있는 역할을 발휘하기를 희망한다. 이것은 국제사회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각 당사자가 국제 항로의 안전을 지키고, 민간 선박 공격을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미국·영국군은 순항미사일과 전투기, 함선, 잠수함 등을 동원해 후티가 장악 중인 예멘 사나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 공습을 가했다.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며 지난해 말부터 홍해에서 각국 상선을 공격해온 후티에 대한 미국의 직접 대응이다.
주요 교역로인 홍해가 불안해지자 많은 화물선이 아프리카 남부로 우회하며 전 세계적으로 물류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이번 폭격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을 둘러싸고 나눠진 친미·반미 진영 간 전선이 더욱 선명하게 그어지고, 자칫 가자지구 전쟁이 중동 등 국제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란과 러시아는 미국을 규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오늘 아침 미국과 영국이 예멘 여러 도시에서 저지른 군사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텔레그램에서 "미국의 예멘 공습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왜곡하고 국제법을 완전히 무시한 또 다른 사례"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당사자인 후티 반군의 대변인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과 영국의 예멘 공격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홍해에서 이스라엘과 연계된 선박을 계속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마스와 헤즈볼라 등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른바 '저항의 축' 세력들도 미국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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