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유럽 운임, FEU당 1천550달러→3천500달러로
업계, 사태 길어질 경우 지난해 불황의 늪 탈출 기대감도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홍해 사태로 인해 해상 운임이 급등하면 글로벌 해운 경기의 침체가 끝날 수 있다고 미국 CNBC 방송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 방송은 홍해를 지나는 선박들이 지난 수 주 동안 예멘 후티 반군으로부터 공격받아 해운업체들이 항로를 우회하고 덩달아 운임도 치솟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선박들이 홍해를 피해 남아프리카의 희망봉 주변으로 더 긴 우회로를 선택하면 운임을 40피트 컨테이너당 최대 1만달러(1천330만원)까지 추가해야 하는 실정이다.
현재 많은 컨테이너선이 후티 반군의 공격을 피해 다른 방향으로 운항하고 있다. 홍해를 우회한 화물 규모만도 2천억달러(266조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후티 반군은 미국의 공격적인 대응에도 불구하고 이날 미사일로 미국 회사 소유 선박 'M/V 지브롤터 이글호'를 공격했다. 이 공격으로 인명 피해나 배에 심각한 파손은 없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홍해에서 발생하는 혼란으로 인해 지난해 불황의 늪에 빠진 해운 산업에는 반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물류회사 'OL USA'의 최고경영자(CEO)인 앨런 베어는 CNBC에 "더 높은 요율이 2~3주만 더 지속된다면 선사들로서는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추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것이 3~6개월 지속된다면 수익은 천천히 2022년 수준에 접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해운업계는 지난해 수요 감소로 인해 침체에 빠지면서 여러 업체의 파산을 부르기도 했다.
전 세계 컨테이너 운임도 홍해 공격 이전에는 2022년에 비해 절반 이상 폭락하면서, 팬데믹 이후 호황 때와 완전히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유럽 운임은 지난해 FEU(1FEU는 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평균 약 1천550달러(206만원)였지만, 현재는 3천500달러(466만원) 이상으로 배 넘게 올랐다.
제프리스는 머스크와 하팍 로이드 등 주요 해운업체들의 올해 수익 전망을 크게 상향했으며, 물류회사 ITS 로지스틱스의 폴 브래시에르 부사장은 "화물경기 침체가 올해 3분기 후반에 끝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브래시에르 부사장은 또 현재 협상 중인 계약 요금과 함께 현물시장 요금 모두 더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이들은 운임에 대해 확실한 예측을 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하고 있다.
홍해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는 데다 팬데믹 이후 구매한 컨테이너선의 공급 과잉 문제도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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