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수장, 우크라 지원 '합의 확신'했지만 여전히 불투명

EU수장, 우크라 지원 '합의 확신'했지만 여전히 불투명
헝가리 나홀로 반대로 지난달 합의 무산…슬로바키아 가세 움직임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7일(현지시간) 헝가리 반대로 제동이 걸린 우크라이나 지원안 처리가 내달 초 합의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본회의 연설에서 예산 증액 개편안 처리 지연과 관련 "(EU 회원국) 27개국 차원의 해법을 찾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집행위는 2024∼2027년 우크라이나에 총 500억 유로(약 71조원)를 지원한다는 구상이었지만 친러시아 노선의 헝가리가 지난달 유일하게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헝가리가 끝내 반대한다면 EU 공동예산 대신 개별 회원국과 우크라이나 간 양자 지원 형태로 약속을 이행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이날 헝가리 반대를 극복하고 만장일치의 합의를 끌어내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확신에도 헝가리가 거부권을 철회할지는 불분명하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전날에도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돕고 싶다면 EU 예산에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EU에서 또 다른 친러시아 성향으로 꼽히는 슬로바키아가 오르반 총리의 반대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전날 오르반 총리와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를 이유로 EU가 헝가리를 처벌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피초 총리는 지난해 연말 취임하자마자 이전 정부가 마련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안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EU 내부에서 비판이 제기된 이른바 '헝가리 자금동결 해제' 결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당시 결정이 헝가리가 해제 요건을 충족한 데 따른 정상적 절차였으며 남은 200억 유로는 헝가리가 필요한 조건을 모두 충족할 때까지 동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집행위는 사법 독립 침해 등을 이유로 헝가리에 배정했던 자금 300억 유로가량에 대한 지급을 무기한 중단했으나 지난달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300억 유로 가운데 102억 유로에 대한 자금동결을 해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오르반 총리의 '협박'에 굴복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유럽의회는 애초 이날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을 상대로 이 문제를 집중 질의할 참이었지만 그가 연설을 끝낸 뒤 곧장 퇴장하면서 일부 의원이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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