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계단 오르기도 힘든 노인" 바이든 조롱
시온주의·이슬람 결전 주장…이스라엘 불매운동 촉구도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의 수장 압둘 말리크 알후티는 18일(현지시간) "미국과 직접 대결하고 있는 것은 큰 영광이자 축복"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전했다.
알후티는 이날 아랍어 채널들을 통해 방송된 1시간가량의 연설에서 종교적 수사를 이어가며 이같이 말하고 미국과 영국이 예멘에 미사일 공격을 가한 것은 후티 반군의 홍해 상선 공격의 영향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알후티는 또 최근 미국의 미사일 공격의 유일한 효과는 후티 군대와 해군 기술을 향상시킨 것뿐이라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조롱했다.
알후티는 바이든 대통령을 가리켜 "비행기 계단을 오르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 노인이 탄압받는 가자지구 주민을 지지하기를 원하는 이들을 공격하기 위해 9천 마일(약 1만4천㎞)을 이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알후티는 또 왜 가자지구를 탄압하는 국가들이 팔레스타인인들을 돕는 종교적 의무를 이행한다는 이유로 다른 이들에게 테러리스트라는 딱지를 붙일 권리가 있다고 느끼느냐고도 했다.
미국은 17일 후티 반군을 '특별지정 국제테러리스트'(SDGT·Specially Designated Global Terrorist)로 지정했다. SDGT로 지정되면 미국에 있는 모든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과 거래가 금지된다.
알후티는 "위협도, 미사일도, 압박도, 아무것도 우리의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스라엘과 관계되거나 이스라엘 항구로 향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은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가 해제될 경우에만 끝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번 전쟁은 악마를 숭배하는 시온주의자들과 무슬림 세계 사이의 더 큰 전투의 일부라고도 했다.
알후티는 예멘인들에게 미군에 살해된 동포에 대한 지지를 대규모로 보여주기 위해 나오고 아랍권에는 이스라엘 제품에 대한 대대적인 보이콧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하자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명분으로 국제 주요 무역로인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공격해왔다.
미국은 세계 무역로를 위협한 데 대한 직접적 대응이라면서 지난 12일 영국과 함께 전투기와 선박, 잠수함 등을 동원해 후티 시설 수십 곳에 대규모 폭격을 가했다.
이에 전방위 보복을 경고한 후티가 잇따라 공격에 나서고 미국이 추가 공습을 이어가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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