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2023년 기업성적표' 줄줄…경기회복 지연에 낮아진 눈높이

입력 2024-01-21 05:50  

금주 '2023년 기업성적표' 줄줄…경기회복 지연에 낮아진 눈높이
삼성전자·LG전자, 시장 기대치 밑돈 작년 실적…4분기 배터리 성장도 주춤
'업황 악화' 석유화학·철강업종 부진 이어질듯
현대차·기아 '호실적' 예상…SK하이닉스 흑자전환 전망도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이번 주부터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본격적으로 발표한다.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실적 풍향계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의 잠정 실적은 당초 시장의 기대치 밑으로 나온 상태다.

◇ '어닝쇼크'로 출발…"실적 기대감 약해"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9일 발표한 작년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2조8천억원으로, 3∼4조원대까지 높아졌던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했다.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 6천400억원, 2분기 6천700억원, 3분기 2조4천400억원에 이어 계속 늘며 개선되는 흐름은 뚜렷했다.
메모리 감산 효과와 시황 회복에 반도체 적자는 줄었으나, 수요 부진 지속으로 파운드리와 가전 등에서 예상보다 고전했다.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잠정 영업이익은 6조5천400억원으로 전년보다 84.9% 감소했다.
LG전자의 작년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3천125억원으로 5천억원에 육박했던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가전·TV 수요 회복 지연과 마케팅 비용 증가 등에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68.6%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조5천485억원으로 전년보다 0.1%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연간 영업이익은 결국 감소한 모양새다.



전기차 시장 성장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에 힘입어 호실적을 이어온 배터리 업계도 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로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LG에너지솔루션의 작년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3천382억원이다. 직전 분기 대비 53.7% 줄었으며, 시장 전망치 5천877억원을 42% 밑돌았다.
삼성SDI도 부진이 예상된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증권사 전망치를 집계한 기준으로 4천43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17.2% 줄어든 수준이며, 최근 전망치는 3천억원대로 낮아졌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 시즌은 대형 IT 기업들의 '어닝 쇼크'(실적 충격)와 함께 출발했다"며 "일반적으로 4분기 실적은 일회성 비용 반영에 따라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결과가 자주 발표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와 같은 계절성에도 이번 4분기 실적 시즌은 실적 기대감이 약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업황 회복 지연에 '부진의 늪'…석유화학·철장이 대표적
특히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업종으로는 수요 위축에 극심한 불황을 겪은 석유화학업계와 철강업계가 꼽힌다.
롯데케미칼은 작년 3분기에 영업이익 281억원을 기록하며 6개 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는데, 4분기에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4분기 영업손실 전망치는 1천464억원이다.
LG화학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69.9% 줄어든 2천588억원으로 추산됐다. 최근에는 전망치가 1천억원대까지 내려갔다.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직전 분기의 1조1천926억원보다 29.7% 감소한 8천409억원이다. 부진한 철강 업황 탓에 별도 기준 포스코 실적이 악화한 영향이 크다.
현대제철은 작년 4분기에 영업손실 420억원을 내며 전 분기 대비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 현대차·기아 '최대 실적' 예고
현대차와 기아는 연간 기준 지난해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두 회사는 오는 25일 작년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3조6천734억원, 2조7천99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4%, 6.7% 증가한 수준이다.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 현대차는 영업이익 15조원을, 기아는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각 지난 2010년 새 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최대 실적이다.
나아가 두 회사 합산 영업이익은 27조원을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수요 둔화에도 레저용 차량(RV)과 친환경차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호조에 힘입은 '역대급' 실적인 셈이다.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양대 산맥인 SK하이닉스는 4개 분기 동안 이어진 적자 행진을 마치고 5개 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510억원이다. 최근 전망치는 2천억원대까지 올라가며 실적 눈높이가 높아지는 추세다.
메모리 감산 효과에 반도체 업황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D램과 낸드 평균판매가격(ASP)이 상승해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ric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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