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한때 홍콩에서 공격적으로 확장해나갔던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자국의 전례 없는 부동산 침체로 홍콩에서도 점유율이 급감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2일 보도했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서비스 회사인 존스랑라살(JLL)에 따르면 홍콩 정부가 판매한 전체 주거용 토지 사용권에서 합작 회사 포함,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비중은 2018∼2020년 약 57%였으나 2021∼2023년에는 16%로 급감했다.
이는 청쿵(CK)에셋, 선훙카이 등 5대 홍콩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증가했음을 의미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이어 비구이위안, 룽광, KWG 등 한때 홍콩 토지 입찰에 열정적으로 참여했던 중국 개발업체들이 모두 현재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당국이 투기를 막기 위해 2020년 하반기 강력한 규제에 나선 이후 큰 타격을 받았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중국 경제난이 가중됐고, 크고 작은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에 내몰렸다.
이달 중국 당국은 집값이 거의 9년 만에 최저로 떨어지자 지방 정부에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자금 수요를 더 잘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경제 둔화가 홍콩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홍콩은 13년 만에 처음으로 1분기에 토지 판매를 안 하기로 했다.
홍콩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민간에 토지의 장기 사용권을 경매를 통해 판매한다. 그러나 고금리, 경제 둔화 속 지난해 유찰이 이어졌다.
홍콩 부동산의 '큰손'인 중국 고객이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홍콩 집값은 지난해 11월까지 7개월 연속 떨어지며 약 7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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