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인질 전원 석방 등 요구…"입장차 커 협상 난항"
휴전이 종전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이스라엘선 반전 여론 분출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최근 두 번째 휴전을 추진하지만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한 이스라엘 당국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접촉은 이어가고 있으나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AP도 "양측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공식을 찾는 건 쉽지 않다"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 간극은 여전히 넓고 조만간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각각 휴전 조건으로 상대측이 수용하기 어려운 사항을 내걸고 있어서다.
우선 이스라엘은 휴전에 앞서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억류한 인질을 전원 석방하고 사망한 인질의 유해를 반환해 달라고 요구한다.
앞서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개전 당일 이스라엘인 약 1천200명을 살해하고 240여명을 근거지인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인질 가운데 105명은 지난해 11월 일시 휴전 당시 풀려났고 일부는 숨져 하마스가 현재 억류한 인질은 130여명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전투 일시 중단을 제안하면서도 이스라엘군 측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는 전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하마스는 휴전 조건으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영구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수천 명을 전원 석방해줄 것도 원하고 있다.
이들 수감자 중에는 개전 당일 이스라엘인 살해에 가담한 하마스 대원 수백 명도 포함돼 있다.
양측은 현재 이 같은 요구 사항을 비롯해 휴전 기간, 인질 석방 속도, 수감자 석방 범위 등과 관련해 협의하고 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한 이집트 고위 당국자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 수감자와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을 맞교환하고 가자지구에 있는 하마스 수뇌부가 다른 국가로 이주하는 것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한 2달간의 휴전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마스가 이를 거부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고 공세를 중단할 때까지는 인질을 석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하마스 지도부는 망명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현재 이집트와 카타르가 이들 간 입장차를 좁히기 위한 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이 당국자는 부연했다.
극적으로 휴전 합의에 도달한다고 해서 휴전이 전쟁 종식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에서 완전한 승리를 달성할 때까지 전력을 다하겠다며 2025년까지 전쟁을 지속할 가능성을 최근 언급했다.
또 전후 계획과 관련해서는 팔레스타인 국가 건립에 반대하며 '두 국가 해법'(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국으로 공존하는 구상)을 주장하는 우방국 미국과 대립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에서는 길어지는 전쟁에 피로감을 느끼며 휴전 협상을 촉구하는 여론이 분출하고 있다.
이스라엘 국민은 지금까지는 하마스 측 기습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에 압도적인 지지를 표해왔으나 이스라엘군 사망자가 늘고 공세 속도도 늦어지면서 여론이 악화했다.
이스라엘 최대 일간지 중 한 곳인 예디오트 아흐로노트의 한 칼럼니스트는 대중이 이번 전쟁을 정당한 전쟁으로 바라본다면서도 이제는 이번 전쟁의 득실을 따져보기 시작했다고 적었다.
실제 전날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는 인질 석방을 위한 즉각 협상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약 5천 명으로 구성된 이들 시위대는 주요 고속도로를 막아서며 '세상을 멈춰라, 우리 형제들이 거기(가자지구)에 있다'는 구호를 외쳤다고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이는 지난해 이스라엘 정부의 사법 개편 입법 재추진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린 뒤 이례적인 대규모 시위라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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