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주로 이동해 시술받기 어려운 히스패닉 이민자들이 다수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텍사스주에서 낙태를 전면 금지하는 법이 시행된 이후 10대 청소년의 출산율이 15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휴스턴대 여성·젠더·성 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텍사스주의 15∼19세 청소년 출산율은 2021년 1천명당 20.32명에서 2022년 20.4명으로 0.39% 늘었다.
텍사스의 청소년 출산율은 2007년부터 2021년까지 계속 감소했는데, 15년 만에 처음으로 반등한 것이다.
2021∼2022년 미국의 다른 주에서 청소년 출산율이 1천명당 13.94명에서 13.62명으로 줄어든 것에 비하면 주목할 만한 현상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2022년 텍사스주 전체 여성의 출산율도 전년보다 2% 증가했다.
특히 인종·연령별로 보면 25세 이상 히스패닉 여성의 출산율이 8%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임신한 여성들이 낙태 시술을 받으려면 법적으로 허용된 다른 주로 이동해야 하는데, 25세 이상의 히스패닉 여성들은 이미 돌볼 자녀가 있는 경우가 많아 낙태에 비용과 시간을 들이기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다른 연령대에서도 히스패닉 여성들의 출산율 증가 폭이 다른 인종 그룹보다 높게 나타났다.
텍사스에서는 2021년부터 임신 6주 이후의 낙태를 금지하다가 연방 대법원이 2022년 낙태권을 보장하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뒤 임신 중 모든 기간에 낙태를 금지하는 법을 시행했다.
연구소 소장인 엘리자베스 그레고리는 "(낙태 금지) 정책 결정이 현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정치인들이 고려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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