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소탕을 목적으로 가자지구에서 전쟁 중인 이스라엘이 가자 남부 칸유니스 주민들에게 또다시 대피 명령을 내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지난 25일 칸유니스의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직업훈련센터에 머물던 팔레스타인 피란민 수만 명에게 26일 오후 5시까지 대피하라고 명령했다.
이 센터는 유엔이 팔레스타인 주민의 자립 역량을 높이기 위해 직업 훈련을 지원하는 시설로, 전쟁 이후에는 4만여 명의 피란민을 수용하는 구호시설로 활용돼왔다.
이스라엘군의 대피 명령은 이 센터에 대한 공습으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뒤 이뤄졌다.
지난 24일 센터 내 건물에 포탄 2발이 떨어져 최소 13명이 사망하고 70여 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팔레스타인 당국자와 언론 등은 이스라엘의 소행이라고 밝혔지만, 이스라엘군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센터 내 피란민뿐 아니라 칸유니스 지역 전체 주민들에게도 안전을 위해 남부 해안 쪽 알-마와시로 대피하라고 재차 명령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급습으로 전쟁이 시작된 뒤 가자지구 북부에서 소탕전을 벌이며 북부 주민들에게 남쪽으로 대피할 것을 명령했다.
이후 남부로 작전을 확대하고 하마스 지도부가 은신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칸유니스를 포위한 채 시가전을 벌이고 있다.
현지의 유엔 관리들은 가자지구 내에 피란처로 삼을 만한 안전한 곳은 더 이상 없다고 지적했다.
필립 라자리니 UNRWA 집행위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칸유니스를 강제로 떠난 인파는 (최남단) 이집트 국경에 이르렀다"며 "가자지구에 없는 안전한 곳을 찾는 일은 끝 없이 계속되고 있다"고 적었다.
유엔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 주민 약 220만 명 중 170만 명이 고향을 떠났고, 이들 중 많은 수가 수차례 피란처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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