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펠로시 前하원의장 혼동한 트럼프 향해 '돌직구'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코미디쇼에 '깜짝 출연'해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잽'을 날렸다.
헤일리 후보는 3일(현지시간) NBC 방송의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타운홀(유권자와의 질의응답 행사) 행사에 참석한 현지 유권자 역할로 출연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헤일리 후보의 고향이자, 그가 주지사를 지낸 주이며, 오는 24일 헤일리 후보의 경선 지속 여부를 가를 수 있는 프라이머리(예비경선)가 치러지는 곳이기도 하다.
헤일리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분한 배우에게 "니키 헤일리와 토론을 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질문했다. 공화당 경선 내내 경선 주자들의 TV 토론에 참가하지 않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견제구'를 던진 것이다.
이에 트럼프 역 배우가 "이런, (2021년) 1월 6일 (연방의회 의사당) 보안을 책임졌던 그 여자, 낸시 펠로시군요"라며 반응하자 헤일리 후보는 "당신 괜찮은가요? 아무래도 정신 능력 테스트가 필요할 수 있겠군요"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뉴햄프셔주 선거 유세 때 본인 지지자들의 2021년 '1·6 의회 난입사태' 관련 정보를 "보안 책임자였던 헤일리가 삭제했다"고 주장하면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과 헤일리를 혼동한 일을 상기시킨 '개그'였다.
81세의 현직인 조 바이든 대통령, 77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평소 75세 이상의 고령 정치인은 정신 능력 검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헤일리였기에 코미디 형식을 빌린 '돌직구'나 다름없었다.
아울러 프로그램 마지막에 헤일리는 '일반 유권자'에서 자신의 '실체'인 '대선 경선 후보 헤일리'로 역할을 바꿔 '청중'의 질문을 받기도 했다.
질문자로 나선 배우가 "남북전쟁의 주된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혹시 알파벳 's'로 시작해 'lavery'로 끝나는 그 단어(slavery·노예제)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헤일리 후보는 "맞다. 나는 아마도 처음부터 그렇게 말했어야 했다"고 답했다.
헤일리 후보가 작년 12월 유권자와의 만남 행사 때 남북전쟁 원인 질문에 답하면서 '노예제'를 거론하지 않아 비판을 받은 사실을 비튼 질문에 '자책 개그'를 한 것이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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