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서 "임금·물가 상승 확실성 조금씩 높아져" 언급…해제 시점은 구체적 언급 안해
"마이너스 금리 해제해도 인상폭 0.1% 될 것"…닛케이 "해제 이후 금융정책 언급 처음"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우치다 신이치 부총재가 8일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위한 조건이 충족돼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더라도 계속해서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억제하는 금융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교도통신에 따르면 우치다 부총재는 이날 혼슈 서부 나라현에서 경제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마이너스 금리 해제 조건으로 평가되는 임금·물가의 동반 상승과 관련된 자료를 꼼꼼하게 점검한 뒤 (금융정책) 수정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금과 물가 상승에 대한 확실성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하고, 봄철 임금협상인 춘투(春鬪)와 관련해 "거시적인 환경 면에서는 작년보다도 강한 재료가 늘어나고 있다"며 임금 인상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우치다 부총재는 일본은행이 언제쯤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금융정책 변경) 시점이 언제든 연속적이지 않은 움직임이 발생하지 않도록 커뮤니케이션 등에서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마이너스 금리 해제와 관련해 시장과 대화를 중시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금융시장에서는 봄철 임금협상 결과를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4월 전후에 마이너스 금리가 해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행은 자국 경제가 장기 불황에 빠진 2016년 2월 단기금리를 -0.1%로 낮추는 마이너스 금리를 사상 처음 시행했고, 이를 8년간 유지해 왔다.
우치다 부총재는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더라도 인상 폭은 0.1%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고 경제와 물가 등을 고려하면 이후에 계속해서 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향후 물가 상승률이 일본은행 목표인 2%를 크게 웃돌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완화적인 금융환경을 유지해 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닛케이는 일본은행 관계자가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한 이후의 금융정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우치다 부총재는 장기금리를 통제하기 위해 도입한 수익률곡선 제어(YCC) 정책과 관련, 폐지하거나 변경할 경우에도 국채 매입을 지속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또 대규모 금융완화를 위해 추진해 온 상장지수펀드(ETF) 등 위험성 있는 자산의 매입은 금융정책을 수정하는 시점에 "중단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면서 이미 매입한 자산의 처분은 시간을 두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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