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CT 품목 수입액, 전년보다 12.1%↓…중국은 15.1%↓
한국 수출실적에 직접 영향…무협 "올해는 IT 수출 성장"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지난해 미국과 중국의 정보통신기술(ICT) 품목 수입 감소폭이 비(非)ICT 품목보다 월등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미국의 ICT 품목 수입액은 3천916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비ICT 품목 수입액은 2조4천451억달러로, 전년보다 4.0% 감소했다.
ICT 품목 수입액 감소율이 비ICT 품목 수입액 감소율을 3배 이상 상회한 것이다.
미국이 수입한 ICT 품목 중 컴퓨터의 수입액이 가장 많이 줄어 감소율은 19.3%에 달했다. 이어 반도체(-12.0%), 가전(-10.1%), 무선통신기기(-5.7%) 등 순으로 수입액이 감소했다.
미국의 디스플레이 수입액은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국 역시 ICT 수입시장이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1∼11월 중국의 ICT 수입액은 4천846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5.1% 줄었다.
비ICT 품목 수입액은 1조8천507억달러로, 3.4% 감소했다. ICT 품목 수입액 감소율이 4.5배가량 높다.
ICT 품목별로는 디스플레이 수입 감소율이 20.0%로 가장 컸다. 반도체(-17.7%), 가전(-15.5%), 무선통신기기(-7.1%) 등도 수입액이 줄었다. 컴퓨터 수입액은 0.1% 늘었다.
한국의 양대 수출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의 ICT 품목 수입 감소는 곧바로 한국의 수출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무선통신기기, 디스플레이, 가전 등 5대 IT 품목의 지난해 수출 비중은 전년 대비 23.4%로 하락해 199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무협은 이 같은 5대 IT 품목의 수출 감소가 지난해 총수출 감소에 85%의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에 비해 지난해 유럽연합(EU)의 ICT 수입액은 전년보다 4.2% 감소한 4천677억달러로 집계됐다.
무협은 "EU의 ICT 수입은 미국과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위축되지 않았다"며 "자동차 판매 호조에 따라 EU가 차량용 반도체 등 시스템 반도체 수입을 확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ICT 수요는 지난해 저점을 찍은 후 올해는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선통신기기, PC, SSD 등 제품의 교체 시기가 돌아오면서 신규 수요에 따라 생산이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중국은 경기 둔화 속에서도 IT 수요가 9.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세계 IT 수요 증가율 전망치인 6.8%를 웃도는 수치다.
무협은 "올해 수출은 전년 대비 7.5% 증가한 6천800억달러, 수입은 3.6% 증가한 6천660억달러, 무역수지는 140억달러 흑자로 전망된다"며 "반도체, SSD, 무선통신기기, 디스플레이, 가전 등 5대 IT 품목 수출이 올해 수출 성장세를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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