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지난해 이탈리아 남부에서 94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주민 선박 난파 사고에 연루된 밀입국 브로커에게 징역 20년형이 선고됐다.
이탈리아 크로토네 법원은 7일(현지시간) 난파 사고 유발과 불법 이민 지원 등의 혐의로 기소된 튀르키예 국적의 29세 남성에게 이같이 선고했다고 안사(ANSA) 통신이 보도했다.
법원은 이 남성에게 300만유로(약 43억원)의 벌금과 함께 민사 원고에게 손해배상을 하라고 명령했다.
이 남성은 지난해 2월 26일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주 크로토네시 앞바다에서 침몰한 이주민 선박에 타고 있던 밀입국 브로커 4명 중 한 명이다.
아프가니스탄, 이란, 파키스탄, 시리아에서 온 약 180명의 이주민을 태운 목선은 튀르키예에서 출발해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 남부로 향하던 중 난파해 미성년자 35명을 포함해 94명이 사망했다.
이 사고는 2013년 10월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에서 368명이 사망한 보트 침몰 사고 이후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이 남성은 선박을 조종한 사실을 부인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유죄를 선고했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참사 이후 사고 현장 인근에서 각료 회의를 주재하고 밀입국 브로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법안에 따르면 안전을 도외시하고 위험한 항해를 알선해 이주민들의 사망 또는 중상을 초래한 밀입국 브로커에 대해서는 최대 3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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