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세력 자금줄 끊는다"…독일, 제재 패키지 추진

입력 2024-02-13 23:57  

"극우세력 자금줄 끊는다"…독일, 제재 패키지 추진
금융조사·무장해제·출입국 제한…"범죄조직과 같이 취급"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정부가 우익 극단주의 세력을 사실상 '범죄 조직'으로 규정하고 자금원을 차단하는 등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낸시 패저 독일 내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법치의 모든 수단을 사용하겠다"며 모두 13가지 항목의 우익 극단주의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연방정부는 헌법수호청의 금융거래 조사 범위를 확대하고 우익 극단주의자의 출입국 제한을 강화하기로 했다. 극우세력의 인터넷 혐오 표현을 적극적으로 기소하고 위헌 정당이나 조직에 가입한 공무원도 엄격히 처벌할 계획이다.
총기면허를 취소하는 등 극우세력을 무장해제하고 연구 프로젝트 등을 통해 스포츠 분야의 혐오와 반유대주의를 몰아내는 방안도 패키지에 포함됐다.
극단주의 세력의 모임이나 행사를 사전에 금지하기 위해 헌법수호청을 중심으로 규제당국이 정보를 더 원활히 공유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날 발표된 제재 방안의 상당수는 이미 시행 중이거나 법률 개정 절차를 밟고 있어 내용이 알려진 것들이다.
독일 정부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 시절인 2020년 11월 우익 극단주의에 대항하기 위한 89가지 계획을 발표했다. 극우세력 무장해제를 위한 총포단속법 개정안은 2021년 '신호등' 연립정부 출범 이후 의회에 제출됐으나 계류 중이다.
오스트리아의 극우 활동가 마르틴 셀너는 독일 입국을 금지당한 사실이 최근 알려지기도 했다. 그는 최근 전국적 규탄시위를 촉발한 지난해 11월 극우세력 비밀모임에서 이주민 수백만명 추방계획을 발표한 인물이다.
패저 장관은 "우익 극단주의 네트워크를 범죄 조직과 동일하게 취급해야 한다. 네트워크를 분쇄하고 수입을 박탈하고 무기를 빼앗겠다"며 "최근 증오에 반대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는 많은 시민의 모습은 격려이자 동시에 명령"이라고 말했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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