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대결 앞두고 7월께 법률비용 고갈 전망…선거운동 자금 잠식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사실상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결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가 법률 비용 문제로 먼저 현실화하고 있다.
법률 비용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선거 운동에 사용될 자금을 잠식함으로써 오는 7월께 선거자금이 고갈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법률 비용으로 5천120만달러(약 683억원)를 사용했으며 추가로 법률 비용에 쓸 수 있는 자금이 현재 2천660만달러(약 355억원)가 남은 상태라고 블룸버그통신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 등으로 4차례 형사 기소됐으며 이와 별개로 민사 소송 등도 진행하고 있다.
형사 사건은 올 상반기에 본격적으로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7월쯤에는 법률 비용 자금이 고갈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률 비용 고갈 시점은 대선 본선 대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
공화당은 7월 중순에 대선 후보를 공식적으로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진행하며 이 때부터 본선 대결이 공식 시작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리더십 팩(PAC)'인 '세이브 아메리카'에 법률 비용을 의존하고 있다. 리더십팩은 여행, 모금, 기타 정치 경비 등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을 모금할 수 있도록 허용돼 있다.
'세이브 아메리카'가 그동안 사용한 자금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원하는 '슈퍼 팩' 마가(MAGA)에 지원했던 돈을 되돌려 받은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슈퍼 팩은 다른 단체와 달리 상한선이 없이 무제한 자금을 모금할 수 있으며 '마가'는 지난해 1달러 기부를 받을 때마다 그 가운데 71센트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률 비용으로 사용했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률 비용이 고갈될 경우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에 의존하거나 소액 기부를 법률 비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선거운동에 필요한 자금이 줄어들게 되는 문제가 커지게 된다.
이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미치광이 좌파들이 선거에 개입할 뿐만 아니라 법률 비용에 엄청나게 많은 돈을 쓰게 만들고 있다"라면서 법률 비용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이 RNC 리더십 교체를 압박하는 것도 자금 문제와 관련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박에 따라 로나 맥대니얼 현 의장은 이달 24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 때 물러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RNC 공동 의장으로 자기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 마이클 와틀리 노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의장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라라 트럼프는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이 자리에 선출된다면 향후 9개월여간 한 푼도 남김없이 도널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선출하고 미국을 구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와 별개로 대선 캠프의 크리스 라시비타 고문을 RNC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전했다.
이렇게 되면 대선 캠프와 RNC가 조기에 통합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 장악력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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