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 트럼프진영 내부 논의 보도…"득표기회" VS "잘해야 본전"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리턴매치가 유력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달 7일(현지시간) '연설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일부 미국 언론에 의해 거론됐다.
NBC 뉴스는 내달 7일 저녁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하는 국정 연설에 대한 공화당의 대응 연설자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서는 방안을 트럼프 참모와 측근들이 논의했다고 15일 보도했다.
현직 대통령이 매년 의회에서 국정 연설을 하고 나면, 곧바로 야당을 대표하는 인물이 나서 야당의 입장과 주장을 밝히는 대응 연설을 하는 것은 미국 정가의 오랜 전통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을 대표해 연설할 경우 사실상 대선 '리턴 매치'가 결정된 두 전현직 대통령이 약간의 시차를 두고 정견 대결을 벌이는 셈이 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 핵심 측근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지아주)은 "물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야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에 군불을 지폈다.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압도적 1위를 질주 중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 대의원의 3분의 1 이상을 하루에 선출하는 내달 5일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압승을 거둠으로써 공화당 대선후보 자리를 조기에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럴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 여세를 모아 이틀 후 전국적으로 생중계될 연설을 통해 이번 대선에 임하는 자신의 포부와 비전을 유권자들에게 밝힘으로써 대선 본선을 겨냥해 표심을 잡을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에서 예상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에 맞서 즉각적이고, 효과적으로 반격할 수 있다는 점도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대응 연설에 솔깃할 수 있는 요소다.
하지만 이 같은 기회가 막 부상하는 정치인에게는 전국적 지명도를 높이는 무대가 될 수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이미 모르는 사람이 없는 거물급 정치인에게는 '잘해야 본전'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현재까지는 대응 연설에 나서는 데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문제를 놓고 참모들과 논의했지만 일단 기류는 부정적인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관련 논의에 정통한 2명의 소식통이 NBC에 전했다.
익명의 트럼프 전 대통령 고위 참모는 현재로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정연설 대응 연설자로 나설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 및 야당의 대응 연설까지는 아직 시간이 상당히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종 결심이 주목된다.
누가 대응 연설에 나설지는 하원 공화당의 1인자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최종적으로 결정한다고 NBC는 전했다.
한편, 현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고 있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시절인 2016년 1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맞서 반박 연설을 한 바 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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