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주도 파급효과 지속 전망…코스피 상승 출발 예상
저PBR주 밸류업 정책 발표 앞두고 모멘텀 약화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23일 국내 증시는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 이후 반도체·IT주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0.41% 오른 2,664.27로 집계됐다.
국내 증시는 미국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시간외거래에서 10%가량 급등하자 반도체 종목 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005930](0.14%), SK하이닉스[000660](5.03%), 한미반도체[042700](6.70%) 등 반도체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엔비디아 덕분에 일본 증시의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도 전날 2.19% 오른 39,098로 장을 마감해 '거품 경제' 시기인 1989년 기록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엔비디아의 호실적은 발표 이튿날인 전날(22일) 뉴욕 증시에도 본격 반영됐다.
다우존스30평균지수가 1.18% 오르면서 사상 처음으로 39,000을 돌파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11% 오른 5,087.03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도 2.96% 상승한 16,057.44로 2021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6000을 넘겼다.
엔비디아가 16%, AMD가 10% 이상 오른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메타 등이 2~3%씩 올랐다.
엔비디아 열풍에 미국, 일본 증시의 사상 최고치 기록이 연이어 경신되면서 국내 증시도 반도체주 중심으로 파급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가 0.5~0.8% 상승 출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한 누적금액은 약 25조7천억원인데, 이 중 대부분은 반도체에 집중됐다"며 "미국 및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 상승과 비교해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음을 고려하면 국내 반도체에 대한 기회가 더 열려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작년과 달리 반도체 업종에 대한 개인 순매수 유입이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발표된 우리나라 2월 1~20일 수출 통계에서 전체적인 수출 감소와 반대로 반도체는 전년 동기 대비 39.1% 증가하는 등 수출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점도 반도체주의 향후 강세를 점치게 하는 요인이다.
다만, 그동안 상승 폭이 컸던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의 상승 여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짚어봐야 할 문제다.
오는 26일 예정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안 공개 이후 정책 모멘텀이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대표적 저PBR주로 분류되는 보험, 자동차, 증권, 유틸리티 업종은 지난달 29일 정부 정책 발표 이후 17~27% 상승했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도 현대차[005380](1.67%), 기아[000270](2.14%), 삼성물산[028260](1.74%) 등이 오른 반면, KB금융[105560](-0.31%), 신한지주[055550](-1.05%)는 내리는 등 저PBR 종목 내에서도 차별화 흐름이 나타났다.
김대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주 공개될 정부 정책 세부안이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점에서 관련 모멘텀 약화를 고려해야 할 때가 됐다"며 "총선이 50일도 안 남은 시점이라는 점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이후 대두될 정책 흐름도 탐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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