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톺] 엔비디아보다 밸류업?…변덕이 죽끓는 코스피

입력 2024-02-23 16:50  

[마켓톺] 엔비디아보다 밸류업?…변덕이 죽끓는 코스피
'공개목전'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에 금융주 강세
엔비디아 훈풍 기대한 반도체주는 예상외 부진…코스닥도 하락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국내 증시가 오는 26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안 공개를 목전에 두고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 위주로 상승장을 펼쳤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0.13% 오른 2,667.70으로 장을 마친 가운데 메리츠금융지주[138040]는 전날보다 9.26% 오른 8만2천600원을 기록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당일 수익률로 코스피 전체 4위에 랭크됐다.
전날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2조1천333억원으로 첫 2조원대 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또한 작년 두 차례에 걸쳐 6천400억원의 자사주를 소각하고, 배당으로 4천383억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 총주주환원률이 51%에 달했다.
삼성증권[016360]은 이날 메리츠금융지주를 기업 밸류업의 모범사례로 평가하면서 목표주가를 6만6천원에서 8만7천원으로 상향했다.
정민기 연구원은 "절대적 환원율이 금융주 내 가장 높은 수준이며 경영진이 주주환원 관련 세부 사항을 시장과 지속 소통하며 자본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KB금융[105560](1.39%), 삼성생명[032830](3.80%), 하나금융지주[086790](3.33%). 삼성화재[000810](2.49%) 등 금융주들도 일제히 오름세를 탔다.
업종별로는 보험(2.90%), 금융(1.61%), 증권(1.52%)이 높은 상승률로 전체 증시를 견인했다. 여기에 전기가스업(1.51%)까지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등 저PBR 업종이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탔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다음 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공식 발표를 앞두고 금융업 내에서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이 강화됐다"며 "연관된 저PBR 종목들의 강세가 뚜렷했다"고 풀이했다.
다만 오는 26일 정부의 세부안이 공개된 이후로는 정책 모멘텀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는 끊이지 않는다.
김대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주 공개될 정부 정책 세부안이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점에서 관련 모멘텀 약화를 고려해야 할 때가 됐다"며 총선 이후 대두될 정책 흐름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날 관심을 모은 반도체 종목은 기대만큼의 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날 개장 전 이들 종목은 엔비디아발 글로벌 증시의 훈풍에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SK하이닉스[000660]가 3.13% 오른 16만1천400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을 뿐 삼성전자[005930]는 0.27% 내린 7만2천900원에 그쳤다.
DB하이텍[000990]은 1.22% 내린 4만8천750원을 기록하는 등 대부분 반도체 종목이 보합세나 약보합세에 머물렀다.
이 같은 모습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 후 반도체와 빅테크 랠리가 본격화한 미국 및 일본 증시와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 증시가 미·일과 중국 사이에 낀 상태로, 증시 레벨 부담과 매크로 불확실성 탓에 상승 폭이 제한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한 미 증시의 급등 이전인 전날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업종이 이미 상당폭 상승한 탓에 이날은 동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었다는 풀이도 나왔다.
그러나 국내 반도체 수출이 2월 들어 전년 대비 40% 가까이 증가하고 정부의 육성 의지가 확고한 상황에서 향후 반도체주가 저PBR주로부터 주도주 자리를 넘겨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코스닥은 0.18% 내린 868.57로 장을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제약이 1.50% 상승했으나 IT하드웨어는 1.08%, IT소프트웨어는 1.02% 나란히 하락했다.
jo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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