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으로는 차익 실현 압력…주도 테마주 역할은 계속할 것"
美 3대 지수 모두 하락…코스피선 업종별 차별화 장세 예상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전날(26일) 국내 증시는 정부가 공개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에 대한 실망감이 표출된 가운데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약세를 보였다.
특히 보험(-3.8%), 증권(-2.9%), 유통업(-3.1%) 등 그동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아 정책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됐던 업종을 중심으로 낙폭이 컸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62포인트(0.77%) 내린 2,647.08로, 코스닥은 1.17포인트(0.13%) 내린 867.40으로 장을 마쳤다.
기업 가치 제고 방안 마련 및 시행을 강제하기보다는 기업의 자율에 맡기면서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고 세제 인센티브도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 속에 실망 매물이 나오면서다.
다만 시장이 실망감만을 표출한 것은 아니다. 장 초반 급하게 매물을 던졌던 외국인은 장중 순매수세로 전환, 3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발표된 정책 내용을 실적 발표로 본다면 '어닝 쇼크'보다는 '추정치 부합'에 가깝다"며 "단기적으로는 기대감 소멸 및 재료 부재에 따라 조정 국면이 더 이어질 수 있지만 이를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분석했다.
또 5월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 밸류업 지수 개발 및 관련 ETF 출시 등의 이벤트가 남아있기 때문에 시장이 주기적으로 밸류업 지원 정책을 환기하게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향후 정책이 보완,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정책 모멘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저PBR 업종이 단기간에 레버리지 수급까지 가세하면서 올라온 만큼 차익실현 압력에 노출되긴 하겠으나, 정책 지속성이 남아있는 한 주도 테마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적어도 상반기 내 시장에 중간중간 주도 테마로서 재차 부각이 될 수 있는 만큼 이들 업종에 대한 중립 이하의 비중 축소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는 보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옥석 가리기'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날 금융주 대부분이 하락했지만 주주 환원의 모범사례로 평가받는 메리츠금융지주[138040]는 3% 넘게 올라 장중 52주 신고가를 기록, 차별적인 흐름을 보였다.
한편 미국 증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1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0.38%), 나스닥지수(-0.13%)가 모두 하락 마감했다. 사상 최고치 경신에 따른 부담에다 오는 29일 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 발표를 앞두고 관망심리가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27일 국내 증시는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소화하면서 그동안 증시에서 소외됐던 IT주, 성장주로의 순환매 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보합권에서 출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날 하락에 따른 일부 되돌림 매수세 유입 가능성과 테슬라, 리오토 등 전기차 강세에 따른 코스닥 이차전지 관련 종목의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지영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숨고르기' 여파 속 마이크론의 엔비디아향 AI(인공지능) 반도체용 HBM3E 양산 소식에 따른 국내 반도체 주가 변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국내 저PBR 업종의 단기 수급 변동성의 영향을 받으면서 업종간 차별화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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